뉴욕증시가 미국 소매판매 증가에도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의 부진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1.82포인트(0.56%) 오른 1만2921.41로 장을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9포인트(0.05%) 떨어진 1369.57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22.93포인트(0.76%) 하락한 2988.40을 나타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개월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0.6%, 1.1% 증가했다. 아울러 이는 시장 예상치인 0.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뉴욕 제조업 경기가 예상 밖으로 부진하며 5개월만에 가장 악화된 모습을 보였고, 주택 체감경기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택 시장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NAHB(전미주택건설협회) 주택시장 지수는 25로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8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6%대를 넘고 국채 부도위험도 사상 최고치로 올라선 점도 유로존 우려를 가중시키며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애플 등 대형 IT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며 나스닥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전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5일간 약세를 보였다. 구글도 3% 가까이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과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애플 주가가 4% 이상 급락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날 낙폭은 최근 6개월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 45% 가량 급등했고, 최근 5개월 사이 75% 가량 치솟은 상태다.

반면 금융주는 강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의 경우 예상보다는 이익이 부진했지만 회계비용을 제외하면 양호하다는 분석에 힘입어 2% 넘게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배럴당 10센트(0.1%) 오른 102.93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