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6대 암은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다. 암환자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걸릴 정도로 발병 빈도가 높다. 특히 40대 이상 여성 2명 가운데 한 명은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증상을 보인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암은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방법이 복잡하고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탓에 사전에 초기 증상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게 필요하다.


○유방암 환자 절반이 40대 여성

미국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유방암의 특징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백인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50, 60대에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방암 환자의 과반수가 폐경 이전인 40대다. 특히 자녀를 적게 두었거나 30세 이후에 첫 자녀를 둔 여성,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 초경이 일찍 시작되었거나 월경력이 긴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최근 10년 동안 조사결과, 기혼 여성보다 오히려 미혼 여성에게 많이 발병했다. 과거 유방암 병력이 있는 환자의 직계가족이라면 위험도가 2~3배로 증가한다.

증상으로는 유방이 아프지는 않은데 멍울이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검붉은 피처럼 보이는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가 갑자기 함몰됐다면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통상 20세 이후부터 매달 한 번씩 손으로 유방 주위를 만지거나 살펴보는 자가검진을 실시한다. 생리를 하는 여성은 생리가 끝나는 날에 하는 것이 좋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5세 이후는 2년에 한 번씩, 40세 이후는 매년 유방암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여성 중에는 유방촬영 결과 ‘치밀 유방’이라는 진단을 받고 유방초음파를 정밀하게 해보라는 말에 놀라서 진료실로 달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병인 이대여성암전문병원 교수는 “한국 여성은 유방이 작고 단단해 치밀 유방이 많다”면서 “치밀 유방은 대개의 경우 병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유방암 예방에는 야채와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콩이 좋은데, 최근 들어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맞으면 80% 예방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해 부인암이라고 한다. 자궁의 경부(입구)와 내막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에 발생하는 난소암 등이 있다. 이 중 자궁경부암은 가장 흔한 부인암이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예방도 가능하다. 자궁내막암은 선진국 여성에게 흔하며 우리나라도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인해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난소암은 부인암의 약 20%를 차지하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늦게 발견된다.

부인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출혈이다. 특히 성행위 때 나타나는 질 출혈은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폐경 후 출혈은 90% 이상의 자궁내막암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질 분비물이 평소와 다르거나 냄새가 나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문 교수는 “부인암은 폐암 예방과 마찬가지로 흡연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해 면역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성경험 이후 최소 1년에 한 번씩 부인암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문병인 이대여성암전문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