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15일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를 통해 10년 이상 연속 1위를 차지한 KB국민은행, 눈높이, 모닝글로리, 매직식기세척기 클림, 혼다모터사이클, 서울대학교병원 등 71개의 골든브랜드를 발표했다. K-BPI는 1999년 79개의 산업군으로 출발, 올해는 188개의 산업군으로 조사대상이 확대됐다.

KMAC는 이번 조사를 통해 10년 이상 연속으로 1위 브랜드 자리를 지켜온 골든 브랜드들은 경쟁우위와 더불어 소비자의 확고한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10년 이상 연속 1위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역전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진부화 극복과 재탄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경영이 곧 수익경영

대부분의 기업들은 브랜드 활동을 추진한 직후 매출 신장, 신규고객 확보, 시장점유 확대 등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바란다. 그러나 골든브랜드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1위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지속적인 브랜드 활동을 통해 기업의 ‘캐시 카우’ 확보에 성공했다.

롯데호텔은 2008년부터 브랜드 경영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마케팅 활동을 추진해왔고, 삼성증권(POP)은 2009년 브랜드 슬로건을 선포하고 5대 브랜드가치를 내세웠다. 한국타이어는 일관성 있는 브랜드 메시지를 국내외 모든 캠페인에 적용했고, 이마트는 신가격정책과 고객중심 쇼핑환경 개선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했다.

삼성화재 애니카는 2002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보험에 브랜드 개념을 도입했고, 지펠은 음식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신선하고 즐겁게 만든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히 쌓아왔다. 코웨이는 ‘모두, 함께(co)’와 ‘길(way)’이라는 브랜드명을 앞세워 브랜드 접점을 확산시켰고, 딤채는 1995년 김치냉장고 시장을 개척한 이후 기술이나 맛처럼 제품의 핵심기능이 부각된 브랜드 메시지를 심어왔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성공의 비결

올해 K-BPI 조사 결과 10년 이상 연속 1위 브랜드 중 5개 산업군의 브랜드가 역전됐다. 일단 1위 브랜드로서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면 브랜드 본연을 유지하면서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실천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브랜드 재탄생(Brand Revitalization)에 성공한 골든브랜드들을 주목하는 이유다.

SK엔크린은 생활밀착형 멤버십 서비스와 스마트 주유소를 새롭게 선보였고, 교보문고는 온·오프 채널의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과 객실 명품화로 핵심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였고, 맥심 커피믹스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취향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한샘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시장을 확대했고, 동원참치는 건강웰빙 식품으로서의 제품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지속적인 제품 혁신을 추진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어려운 보일러 기술을 쉬운 소비자 언어로 표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델몬트는 제품군 정비와 함께 디자인을 새롭게 바꿔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

○착한브랜드가 파워브랜드의 기반

골든브랜드들은 장기성장을 위해 소비자와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지니는 중요성을 경쟁기업 브랜드보다 한발 앞서 포착, 착한 브랜드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이들은 나눔경영, 윤리·투명경영, 녹색·친환경경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선다. 브랜드가 당장의 이익창출을 위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수단이 아니라 소비생활의 수준을 높여주는 동반자로 공감대를 높여가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고 친환경 제품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선 린나이와 친환경 제품으로 선진국 환경오염 규제에 통과한 ZIC는 환경을 생각한 골든브랜드다. 이 밖에 삼성생명은 ‘사람·사랑’ 브랜드 선포를 계기로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했고 SK텔레콤도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업에서 나아가 동반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며 함께하는 사회를 강조했다. 위생설비 투자로 환경을 보호하고 생산 판매 유통의 전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하림도 착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골든브랜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