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금속(주) 박수복 회장의 장인정신 잇는다’

고졸 출신의 ‘기술자 CEO(최고경영자)’의 호를 따 이름을 붙인 특별한 대학 강의실이 등장했다.

부경대는 부산 용당동 용당캠퍼스 한미르관 1층의 계단식 강의실 이름을 ‘다정홀’로 정했다고 13일 밝혔다.
200석 규모의 다정홀은 부산 사하구 신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대륙금속 박수복 대표이사 회장(66)의 호 ‘다정(多情)’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다정홀’이라는 세 글자는 강의실 출입문 위에 새겨졌으며, 출입문 오른쪽에는 가로 30cm, 세로 42cm 크기의 박 회장 얼굴사진을 제작한 현판이 부착됐다.

박 회장은 부경대 전신인 부산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1965년 졸업한 기술자 CEO다. 부산공업고등학교는 나중에 부산공업고등전문학교와 부산공업대학교로 전통이 이어져 1996년 부산수산대학교와 통합해 오늘날 부경대가 됐다.

박 회장은 구두닦이와 신문배달로 학비를 벌어 공고를 졸업한 뒤 1977년 3D업종으로 괄시받던 도금산업에 뛰어들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륙금속을 연매출 76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자수성가의 모델로 꼽힌다. 대륙금속은 현대자동차의 라디에이터그릴 부품의 70% 이상을 납품하고 있다.

박맹언 부경대 총장은 “박 동문은 공고를 졸업한 맨손의 평범한 청년이 국가 경제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낸 장본인”이라며 “학생들이 선배인 박 회장의 도전정신과 장인의 열정을 본받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강의실 이름을 장인의 호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다정홀을 학생들의 도전과 열정을 키우기 위한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