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발사 실패] 체면 구긴 北…다음 무력시위 카드는 3차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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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지원 중단 제재 등 대비 美와 협상용으로 활용
최근 풍계리 새 갱도 굴착…서해 국지도발 가능성도
최근 풍계리 새 갱도 굴착…서해 국지도발 가능성도
북한이 13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실패함에 따라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잇따라 실시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3개월 뒤인 10월 1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09년에는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지 50일 뒤인 같은해 5월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4일 “2·29 북·미 합의에 포함된 식량지원이 취소된다면 핵실험을 중지하기로 한 공약이 취소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에 대한 협상 재개를 요구한 뒤 미국이 거부하면 이를 빌미로 3차 핵실험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면 굳이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고 이를 카드로 활용, 협상력을 높일 개연성이 컸지만 실패함에 따라 핵실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 역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이 최근 풍계리에서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 풍계리는 2006년, 2009년 1·2차 핵실험이 실시된 곳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갱도 인근의 흙더미 높이를 근거로 당장 2주일 안에도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앞서 두 번의 플루토늄 기반 방식과 달리 고농축우라늄(HEU)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핵실험 한번에 플루토늄은 8㎏, HEU는 25㎏이 드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인지, 핵물질을 보유해 몸값을 높일지를 두고 치밀한 계산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가 무조건 핵실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실험은 북한으로서도 리스크가 큰 카드인 만큼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를 본 뒤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핵 실험은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써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2·29 북·미 합의를 백지화, 추가 제재를 결정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조치가 나와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면 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미국이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이전보다는 적극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미사일 문제와 핵실험이 동시에 의제가 된다면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라며 “우라늄농축활동(UEP)과 미사일을 함께 협상테이블에 올려두고 미국과 남한에 새로 들어설 정부와 ‘빅딜’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보다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 등에서의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지금까지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잇따라 실시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3개월 뒤인 10월 1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09년에는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지 50일 뒤인 같은해 5월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4일 “2·29 북·미 합의에 포함된 식량지원이 취소된다면 핵실험을 중지하기로 한 공약이 취소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에 대한 협상 재개를 요구한 뒤 미국이 거부하면 이를 빌미로 3차 핵실험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면 굳이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고 이를 카드로 활용, 협상력을 높일 개연성이 컸지만 실패함에 따라 핵실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 역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이 최근 풍계리에서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 풍계리는 2006년, 2009년 1·2차 핵실험이 실시된 곳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갱도 인근의 흙더미 높이를 근거로 당장 2주일 안에도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앞서 두 번의 플루토늄 기반 방식과 달리 고농축우라늄(HEU)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핵실험 한번에 플루토늄은 8㎏, HEU는 25㎏이 드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인지, 핵물질을 보유해 몸값을 높일지를 두고 치밀한 계산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가 무조건 핵실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실험은 북한으로서도 리스크가 큰 카드인 만큼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를 본 뒤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핵 실험은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써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2·29 북·미 합의를 백지화, 추가 제재를 결정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조치가 나와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면 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미국이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이전보다는 적극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미사일 문제와 핵실험이 동시에 의제가 된다면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라며 “우라늄농축활동(UEP)과 미사일을 함께 협상테이블에 올려두고 미국과 남한에 새로 들어설 정부와 ‘빅딜’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보다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 등에서의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