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3호 발사 비용으로 8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원)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발사 1분여만에 로켓이 여러 조각으로 분리, 추락하면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허공에 날렸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4500억원), 대포동 2호 개발에 3억 달러(3400억원), 초보 위성 개발에 1억5000만 달러(1700억원) 등 총 8억5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매년 40만t"이라며 "로켓 발사비용으로 주요 식량인 옥수수를 구입한다면 6년치 분에 해당하는 250만t 가량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막대한 비용을 낭비한 것은 물론, 주변국들의 식량 원조마저 중단될 것으로 보여 북한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 미국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직후 식량지원 중단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은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이번 로켓 발사를 계기로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식량 선적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 역시 굶주린 주민 상태를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을 감행한 북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은 "북한이 식량부족 등 절박한 민생문제를 제쳐두고 막대한 재원을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 개발에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북한은 4월 한달간 치러지는 김일성 생일 100주년 행사에도 20억 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