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의 'CEO 리스크'가 실적 악화로 현실화되고 있다.

가전시장 부진에 이어 경영 투명성 관련 검찰 수사로 영업력 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13일 하이마트에 대해 영업환경 악화와 불확실성으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내려잡았다. 다만 매수의견은 유지했다.

김민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의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1분기 매출액은 7020억원(전년대비 -8.7%), 영업이익은 510억원(-8.4%), 당기순이익은 252억원(-6.6%)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이익률은 7.3%, 당기순이익률은 3.6%를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 매출액 감소는 가전 제품 시장 성장악화와 함께 하이마트 경영자에 대한 조사로 인한 영업 집중력 분산으로 인해 영업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하이마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이것은 전체 가전시장의 부진과 검찰 수사로 인한 영업력 위축 등이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이마트의 지난 1분기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차입금 및 이자비용 감소로 16%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면서도 "주가는 당분간 검찰 수사 상황과 기업 인수합병(M&A) 방향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돼 당분간 실적 중요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마트 주요 주주 지분 59.2%(유진기업외 32.4%, 선종구 회장외 18.2%, HI컨소시엄5.7%, 기타 주주 2.9%)에 대한 공개 매각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민아 애널리스트는 "시기상으로는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매각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이 성공된 이후 하이마트의 영업가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주요 유통업체 중 하나가 인수할 경우 하이마트의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주요 유통업체 기존 영업망과 고객 기반을 이용, 하이마트의 성장 기회가 더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하이마트 인수자로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자제품 부문 가격협상력을 높을 수 있어 이익률이 높아지고 전자제품 유통업에서의 신규 성장 동력을 더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상대로 회삿돈 횡령 및 증여세 탈루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사실의 중요 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