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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춘희 "여성복은 판타지 담아야…1㎜가 디자인 느낌 바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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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넘게 여성복 만드는 '디자이너계 거장' 지춘희 씨

    심은하·이영애·김하늘 등 톱스타들 즐겨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컨드 라인·아동복 만들 것
    국내시장은 글로벌 격전지…해외진출 아직 계획 없어

    “여자라면 판타지를 갖고 있어야죠. 여성성을 잃는다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요.”

    30년 넘게 여성복을 만들고 있는 지춘희 디자이너(사진)는 12일 서울 청담동 미스지컬렉션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서울컬렉션에선 디자인보다 컬러를 강조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에 열린 서울컬렉션에서 그는 화려한 비즈 장식을 엮어 만든 드레스, 커다란 리본을 한가운데에 장식한 복고풍 투피스 등 여성스러운 새 옷을 선보였다.

    ◆여성복은 여성스럽게, 옷은 옷답게

    지춘희 "여성복은 판타지 담아야…1㎜가 디자인 느낌 바꿔요"
    지 디자이너는 20대였던 1979년, 서울 명동에 미스지컬렉션 의상실을 열었다. 이듬해 조선호텔에서 ‘지춘희’라는 이름으로 첫 무대에 섰다. “당시 항간에는 ‘미스지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왔다’, ‘40대의 중년여성이 만든 옷이다’는 등의 여러 루머가 돌았어요. 단아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영화배우들이 입을 법한 세련된 디자인 때문이었죠.”

    지 디자이너의 의상은 연예인들 사이에 유난히 인기가 많다. 드라마 ‘청춘의 덫’에선 주인공 심은하 씨가 청순한 미스지컬렉션 의상을 입어 일반인들에게까지 유명해졌다. 드라마 ‘불꽃’의 이영애 씨, ‘사랑의 전설’의 황신혜 씨는 물론 ‘온에어’의 김하늘 씨와 송윤아 씨도 미스지컬렉션 제품을 입고 등장했다.

    방송인 박경림 씨는 미스지컬렉션의 드레스를 입고 결혼하기도 했다. 그는 “제 옷과 컨셉트가 잘 맞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누구에겐 옷을 주고 안 주고 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 디자이너는 줄곧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옷을 만들다가 1991년 서울컬렉션의 전신인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패션쇼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지금도 11년째 서울컬렉션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미스지컬렉션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한 유일한 국내 디자이너 의상 브랜드이기도 하다.

    영화 ‘그대안의 블루’로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1993년)을 받는가 하면 드라마 ‘패션 70s’, 뮤지컬 ‘지킬&하이드’ 등의 의상제작을 담당했다. 우리은행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한화그룹 오션팰리스CC 에어부산 대우증권 기아자동차 등의 직원 유니폼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유니폼은 생각보다 디테일이 많은 데다 기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회사의 성격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를 옷 안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국내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 격전장”

    지춘희 "여성복은 판타지 담아야…1㎜가 디자인 느낌 바꿔요"
    그가 옷을 만들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원재료를 어떻게 요리할까’다. 요리재료가 싱싱하면 그 맛을 살려내는 요리법을 택하듯 원단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지 디자이너는 원단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머릿속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만든다고 했다. “매운탕을 끓여야 할지 회로 먹어야 맛있을지 생선의 신선도와 특징을 보고 선택하듯 저 역시 옷을 만들기 전에 디테일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만들지 원단 고유의 느낌만 강조하면서 컬러를 내세울지 등을 고민합니다.”

    그의 꿈은 뭘까. “죽기 전에 한 번도 안 가봤던 여행지를 돌아보고 싶어요. 디자이너로서는 ‘여자라면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은 옷을 만든 사람’이라는 평을 듣고 싶고요. 이번 서울컬렉션에 오신 어떤 어머니는 자신이 입었던 미스지컬렉션의 약혼 드레스를 딸에게도 꼭 입히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고 감사하죠.”

    지 디자이너는 깐깐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세심하다. “1㎝, 1㎜의 차이가 옷에서는 아주 큰 차이”라며 “디자인을 제대로 옷으로 옮겼는지 치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십, 수백번씩 살펴봅니다. 아마 제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많이 피곤할 거예요.”

    그는 서울 청담동 미스지컬렉션 본사를 포함해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는 매장이 없다. 그는 “여기저기서 연락은 오지만 일회성으로는 할 생각이 없다”며 “지금은 해외보다 국내시장이 글로벌 브랜드들의 격전지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대로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세컨드라인과 아동복 등 젊은층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 디자이너는 “중학생처럼 어른을 닮아가는 숙녀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예쁘게 만들고 싶다”며 “만드는 건 자신있는데 판매, 영업, 마케팅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분야를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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