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만난 건 우리에게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나바(NAVA)’의 마르코 나바 사장(사진)은 12일 “삼성전자와 아모르2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모르2 프로젝트란 삼성전자의 고성능 노트북 ‘시리즈9’을 개발하던 단계부터 사용하던 이름이다. 이 노트북을 구입하면 가죽으로 된 ‘나바 브리프케이스 익스펜더’를 전용 가방으로 주기로 한 것.

나바는 주로 천으로 된 소재의 캐주얼한 노트북 가방, 서류가방, 백팩 등을 만드는 브랜드다. 자전거를 타면서도 안전하게 멜 수 있는 가방, 우산 보관 포켓 등 다양한 용도의 주머니, 예쁜 색감 등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한국메사가 작년부터 들여와 판매 중이며, 주로 20~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나바 사장은 “한국에는 바쁘고 활동적인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나바 제품 판매신장률이 높다”며 “유럽 경제위기 속에서 신시장을 개척하려면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나바의 정체성에 대해 그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에브리데이 백’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일반 직장인이 다양한 전자기기를 한데 담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경쟁 브랜드로는 ‘투미’와 ‘만다리나덕’ 등을 꼽았다.

1922년에 인쇄사업으로 시작한 나바는 인쇄 부문과 디자인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두 부문을 합친 지난해 매출액은 6500만유로(약 975억원). 이 중 가방을 만드는 디자인 부문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나바 사장은 “올해 목표는 10% 성장하는 것”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하고 아주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한국은 나바의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는 오는 7월 가죽으로 만든 신상품과 여성용 제품을 내놓고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