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의 가격조정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슈 등으로 국내 증시가 2000선을 오가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증시전망도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12일 "외국인들이 정보기술(IT) 관련주 위주로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기조적인 순매도 형태는 아니다"라며 "유럽발(發) 재정위기와 더불어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이전보다 커지고 있지만,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오히려 증시 상승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화학주(株) 등 중국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이 확산될 수 있는 시기라고 오 부장은 판단했다. 그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시장 예상치가 8.4%로 형성돼 있다"며 "예상대로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면 국내 증시 역시 이번주가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반면 당분간 가격조정이 지속될 수 있어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가격조정이 진행된 조선, 기계, 건설주 등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을 유효할 수 있다는 게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의 판단이다.

김 팀장은 "증시에 직접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은 아니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슈로 인해 이번주 시장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이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8% 전후로 나와 예상보다 크게 높거나 낮지 않을 경우 조정장세가 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중국 경제성장률이 7% 초반대로 아주 부정적인 수준일 경우 오히려 시장은 경기부양책을 기대할 수 있으며, 반대로 8% 중반대로 높다면 새로운 모멘텀(상승동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8% 전후일 경우 경기부양책은 물론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도 더 약해질 수 있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그러나 "최근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라면 지금이 분명한 저가매수 기회"라며 "지수의 레벨이 더 낮아지면 반등에 나설 수 있는 이유들이 많아진다"며 "이미 가격조정이 진행된 화학, 조선, 건설, 기계업종 등에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