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나선 도요타, 플랫폼 3개로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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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 관계 없이 적용…총 생산 비용 30% 절감
"소비자 원하는 車 개발"
"소비자 원하는 車 개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 10일 일본 아이치현에 있는 도요타 테크니컬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생산량 증대 등 외형 성장에 주력한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아키오 사장은 “그동안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개발하기보다 많이 팔 수 있는 차를 만들었다”며 “이제 판매량과 수익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요타가 치열한 ‘다이어트’ 전략을 발표했다. 플랫폼 공용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내부 조직 체계를 정비해 몸집을 가볍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도요타는 이날 전 차종의 뼈대가 될 플랫폼인 ‘도요타 뉴글로벌 아키텍처(TNGA)’를 공개했다.
그동안 소형, 중형, 대형 3가지 부문에서 각각 플랫폼 공용화를 진행했지만 이제 차체 크기와 상관없이 전 차종에 TNGA의 세 가지 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기로 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신형 플랫폼은 설계와 디자인 부문이 협력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안정감 있게 설계했다”며 “감성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는 동시에 정교한 핸들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개발하는 신차에 이 플랫폼을 적용하고 연간 총 생산 대수의 약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 가지 플랫폼으로 여러 차종을 동시에 개발하는 ‘그루핑(grouping)’ 방식도 확대한다. 이로써 부품 공동화, 개발원가 절감이 가능해져 총 3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내부조직도 정비했다. 센터마다 수석엔지니어(CE)를 두던 체제에서 제품 기획본부장 직할로 바꿨다.
수석엔지니어의 권한을 고객에게 가까운 개발 총책임자의 역할로 강화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다. 도쿠오 푸쿠이치 도요타 수석디자이너는 “도요타의 문제는 디자인 검토 과정에서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창조적인 디자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며 “조직 개편을 통해 의사결정단계의 80% 이상을 줄여 사전 검열을 없애고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본사의 영역을 축소하고 글로벌 거점도 다원화했다. 도요타는 제품기획본부 내에 북미·중국, 일본·유럽, 신흥국 3개 지역총괄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올초 일본에 있던 중국사업부를 중국 베이징으로 이관했다. 일본 수출 물량을 170만대에서 150만대로 줄이고 글로벌 현지생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7차 협력업체까지 공급망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협력사 부품 리스트 DB화, 부품 이동 전 단계를 모니터링하는 등 공급망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자옥 원가절감혁신연구소 대표는 “도요타가 보안이 철저한 테크니컬 센터를 공개하고 새로운 개발 전략을 발표한 것은 강한 변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가 품질, 연비를 개선하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위협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도요타의 생산조직과 내부체계에 대변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