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세 현장, '젊은층'은 다 어디갔지?
4·11 총선을 하루 앞두고 초박빙으로 치닫는 선거현장에서도 젊은층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여야 모두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서울 종로구 지역 유세 현장에는 나이 지긋한 노인들만 후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9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 현대아파트 앞. 오후 4시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광진을에 출마한 추미애 후보와 함께 아파트 입구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투표율 60% 이상이면 노랑머리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이 적힌 판을 든 젊은 자원 봉사자와 삐에로 복장으로 투표를 독려하는 자원봉사자를 배치하는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하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젊은 청년들은 혼잡한 유세현장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해 지나갔다.

이날 오후 6시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홍 후보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학로에서 유세를 했다.

조윤선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홍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모여있던 많은 청중들이 홍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러나 모여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50~60대 노인들이다. 유세 소리에 관심을 보이던 젊은이들도 금방 무관심한 표정으로 자리를 빠져나갔다.
서울 유세 현장, '젊은층'은 다 어디갔지?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논전과 달리 유세현장에서 젊은 유권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서 의견을 표시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과 달리 젊은 유권자들은 유세 현장을 찾거나 후보자들의 연설을 듣는 행위에거부감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10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전국 20대 유권자를 대상으로한 설문에서 86.5%가 투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8.8%에 불과했다.

대학생 박선미 씨(21, 여)는 "이렇게 거리에서 유세하는 것이 시끄럽기도 하고 사람들이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는 것도 거부감이 든다" 며 "이런 유세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영인 씨(36, 여)는 "사실 후보들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지 않다" 며 "후보자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고 있으며 이번 투표에 꼭 참여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두 후보 모두 젊은층의 지지율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젊은층이 정권 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판단된다" 며 "2차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만큼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측 관계자는 "오늘 성균관대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홍 후보를 좋아한다" 며 "6선의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가 기존 국회의원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펼치고 있는 선거구다. 종로구는 부산 사상구와 함께 언론들이 무려 20회나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20회의 여론조사 결과 홍 후보가 9회, 정 후보가 11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양현도 인턴 기자 yhd0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