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은 사상 유례없는 초박빙 접전으로 전개돼왔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일에도 좀처럼 승패를 점치지 못하고 있다.

선거 초반만 해도 야당이 낙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통합당이 과반 의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고, 한명숙 대표는 지난 2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ㆍ486 특혜와 호남ㆍ구(舊)민주계 학살 논란은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불법을 저질러 기소되거나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으면서 도덕성이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새누리당은 공천 초반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천이 중ㆍ후반에 접어들면서 해묵은 친이ㆍ친박 갈등과 사천(私薦) 논란이 불거졌지만, 당명과 당색을 바꾸고 다양한 개혁적인 조치를 내놓은 것은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야권 단일후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야권에 치명타를 가했다.

도덕성을 생명과 같이 여기는 진보진영 역시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범야권 지지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준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직후 선거전을 관통한 핵심 이슈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ㆍ저질 발언'이었다.

선거 초반에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핵심 이슈로 부각되면서 야권이 대대적인 반격의 기회를 맞았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개입 의혹과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며 정권심판론을 부각했고,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국민사찰과 민생대란이 재연될 것이라고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선거 중반에 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ㆍ저질 발언 파문'은 엄청난 파괴력이 있었다.

김 후보가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해 성적비하ㆍ노인폄훼ㆍ교회모독 발언을 한 사실이 속속 공개됐고, 새누리당은 이를 기화로 김 후보의 사퇴와 출당을 요구했다.

여기에 `묻지마 폭로'까지 난무했고, 선거전은 극도로 혼탁해졌다.

현재까지는 두가지 대형 악재가 표심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단언하기 힘들다.

다만 선거가 중ㆍ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보수층이 뭉치기 시작했고, 현재는 여야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부동층의 표심과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정치권 속설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투표율이 55% 이하면 새누리당에, 60%를 넘으면 야권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