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싸구려 민주주의 결국 유권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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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재정위기 심각, 국가 차원 확산도 시간 문제
그렇지만 터질 일이 터졌을 뿐이다.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이나 인기를 끌려면 안 되는 일을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다. 용인시 경전철 사례에서 보듯이 공무원과 국책연구기관이 합작해 승객 수요를 크게 부풀려 사업성을 포장하면 알토란 같은 예산 빼먹기는 식은 죽 먹기다. 태백시 관광개발공사도 똑같은 파멸의 길로 갔다. 전임시장이 아방궁 같은 호화청사나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았다면 후임자가 필시 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김연식 태백시장이 지적한 대로 이런 일은 특정지역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문제다. 내 임기에만 별 일 없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홀리는 달콤한 공약을 표와 바꾸는 거래가 끊임없이 이뤄진다. 많은 지자체들이 그렇게 어려운 살림에도 여전히 복지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28개 기초지자체를 봐도 지난해 복지 예산 비중이 군은 15.4%, 시는 21.1%, 자치구는 43.5%다. 위기는 구조적이다. 재정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구조적으로 위기다.
지자체만도 아니다. 중앙정치는 더 심하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다. 무상급식에 따른 폐해를 뻔히 보면서도 무상보육을 확대하고, 노인 연금과 군인 봉급을 올리자는 공짜복지, 퍼주기 시리즈 일색이다. 노골적으로 재정을 들어먹자는 공약들이다. 정부가 이들이 제시하는 266개 복지공약을 실행하려면 5년간 최소 268조원이나 든다고 비명을 지를 정도다. 정치가 포퓰리즘에 빠지고 대중은 그런 포퓰리즘에 환호한다. 싸구려 민주주의가 나라의 미래를 망친다. 싸구려 민주주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유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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