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자회·최고인민회의·`태양절'…로켓발사 이어 창군 80돌
`김일성 조선' 100년 매듭짓고 김정은 체제 과시

김정은 체제를 맞은 북한이 4월에 국제적인 주목 대상으로 떠오른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 맞는 노동당대표자회(11일), 최고인민회의(13일), 김일성 100회 생일(15일) 등 정권 차원의 주요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도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를 예고해놨다.

25일에는 인민군 창건 80돌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런 대규모 이벤트의 초점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영도체계 강화에 맞춰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정은, 당대표자회서 총비서 승계 유력 =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5일자 사설에서 "혁명과 건설에 대한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나가야 한다"며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라는 수령결사옹위의 구호를 조선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를 빛내기 위한 투쟁에서 더욱 높이 추켜들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의 사설이 노동당의 정책과 의지를 주민에게 알리는 `창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사설에등장한 `유일적 영도체계' `수반' 등의 표현은 11일 평양에서 열리는 4차 당대표자회에 대한 당의 입장을 압축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당 규약 제3장 22조는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당의 수반이다.

노동당 총비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 부위원장의 당 총비서, 당 군사위원장직 승계를 점칠 수 있는 근거다.

김 부위원장은 1964년 중앙당 지도원으로 시작해 1997년 당 총비서에 오르기까지 30여 년을 노동당 내에서 기반을 닦았던 김 위원장과는 출발이 다르다.

노동당이 국가기구의 상위에 있는 북한 권력체계 특성상 김 부위원장이 당 총비서직을 하루빨리 승계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미래와 직결된 중대 사안인 셈이다.

◇최고인민회의서도 김정은 권력 강화 =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 부위원장의 당내 기반이 강화되면 북한은 곧이어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를 연다.

많은 전문가는 오랫동안 국방위원장 체제를 통해 북한을 통치해온 권력층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 부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국방위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9일 "북한이 2009년 4월 국방위원장 권한을 강화하는 등 김정은 후계체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한 만큼 김 부위원장이 국방위원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 사후 처음 열리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와 내각 등 `정권기관' 개편을 통해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실제로 움직이는 핵심 간부들을 김 부위원장 주위로 결집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일성 100회 생일 `충성맹세' 계기로 = 15일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대규모 경축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선에서 태양절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김일성화축전과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규모와 형식, 내용에서 역사상 최고의 수준으로 준비하기 위한 사업들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일성 조선'의 한 세기를 마감하는 이날 북한은 평양의 중심부인 김일성광장에 수십만명을 모아놓고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행사를 열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의 50회 생일인 1992년 2월 10만여 명의 청년이 김일성광장에 모여 '충성의 맹세모임'을 갖고 김 위원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충성을 맹세한 바 있다.

김일성, 김정일과 `꼭 같은' 김 부위원장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맹세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대중적 기반은 외견상으로는 `완성'된다.

북한은 `태양절' 당일 평양에서 수십만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군 열병식을 거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북한은 대내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완성을 알림과 동시에 이르면 이번주에 국제사회에도 김정은 체제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로켓 발사로 `김정은 체제' 과시 = 북한은 12일부터 16일 사이에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로 대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강한 인상을 남길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행사를 마치고 `태양절'을 하루 앞둔 14일 `광명성 3호'를 쏘아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적지 않다.

이처럼 김 부위원장은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총비서직과 국가수반직을 승계한 뒤 김 주석 100회 생일 행사와 '광명성 3호' 발사, 인민군 창건 80돌 행사(25일) 등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해 `3대세습 완성'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체제는 4월 김일성 100회 생일행사를 비롯한 각종 정치행사를 통해 권력기반을 공고화한 이후 당면 최대과제라 할 수 있는 북미관계 개선과 경제재건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