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9일 주식시장이 오는 6월까지 진통과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미국의 물가 상승 억제에 따라 수혜를 입을 자동차, 정보통신(IT), 화장품, 화학, 음식료, 항공, 타이어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추가 부양 조치를 논의한다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종료되는 6월께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까지 시장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산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내외 비난 여론이 여전하기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안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불태화 QE도 유동성 흡수 상황에 따라 국채 매입량이 유동적이고 단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어 채택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불태화 QE는 장기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를 매입하는 대신 역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기간예금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를 말한다.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지급(IOER)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은 원래 초과지준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으나 2008년 10월 6일부터 이자 0.25%를 지급하기 시작했다"라며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은행권 여유자금이 FRB에 예치되면 자산 건전성이 높아지고 은행권에 이자를 지급함으로써 은행권을 간접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시행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OER 인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부작용인 단기금리 상승을 상쇄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FRB는 시장과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해 부양 효과를 거두는 등 오는 6월까지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금리가 올라가기 힘들 것으로 보이고 예상되는 통화 정책들이 모두 인플레이션과 상품가격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금융 및 상품 관련 업종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했다.

다만 반(反) 인플레이션 포트폴리오는 당분간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면서 물가를 건드리지 않는 완만한 방식의 부양책이 거론된다면 소비재 중심의 자동차와 IT, 화장품, 화학 중에서도 다운스트림 업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국제 유가와 곡물가격 안정 측면에서 항공, 타이어 관련주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