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310만원 있어야 은퇴후 중산층
우리나라 중산층이 은퇴 이후 매년 해외여행을 가고 건강검진을 받는 등 안정적인 삶을 누리려면 월 310만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조사해 8일 발표한 ‘은퇴 후 실제 생활비’에 따르면 기초생활비에 경조사비, 여행비, 차량 유지비 등 월 310만원이 있어야 은퇴 후 삶의 질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2010~2011년 삼성생명 FP(재무설계)센터를 방문한 고객 중 500여명을 심층 인터뷰해 분석했다.

의·식품비 등 기초생활비로 매월 160만원이 들어가고 의료비 42만원, 경조사 및 모임비 50만원, 중·대형 차량 유지비 25만원(보험료 및 세금 포함)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건강검진비로 연 100만원, 해외여행비로 연 298만원(동남아시아 2인 평균 여행비 기준)이 추가됐다.

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고 단순 건강검진만 받는 등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더라도 월 160만원이 필요했다. 월평균 42만원꼴인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초생활비 월 115만원에다 건강검진비로 연 60만원이 별도로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인 품위까지 감안하면 얼마나 들까. 최소 월 55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기초생활비만 매달 230만원에다 경조사 및 모임비 월 100만원, 차량 유지비 월 35만원, 골프 라운딩비 월 50만원(2인 기준), 건강검진비 연 200만원 등을 더한 결과다. 유럽 및 동남아 여행비로 연간 990만원씩 쓰는 것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기본적인 삶(월 160만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민·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꾸준히 적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소득공제 한도인 월 34만원(연 400만원)씩 개인연금에 넣되 5~10년 단위로 납입액을 두 배가량 늘려 나갈 것을 권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