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주 초반 올 들어 4번째로 도전한 코스피지수 2050선 돌파에 실패했다. 이후 주 후반 유럽 악재가 불거지면서 지난 5, 6일엔 코스피지수 고점과 저점 차이가 하루에 30포인트를 넘을 정도로 변동성이 큰 장을 연출했다. 이번주에도 증시가 2000~2050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증시가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뚜렷한 모멘텀이 없어서다. 실적을 보면 1분기 어닝시즌에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고는 실적 모멘텀을 지닌 업종이 많지 않다”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 등 일부 업종은 2분기 이후 기대해 볼 만하지만 1분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의 한 축인 기관이 적극적으로 ‘실탄’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2일부터 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매일 자금이 유출돼 총 2766억원이 순유출됐다. 주간 단위로 지난해 12월30일 이후 13주 연속 순유출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장중 한때 2000선이 위협받기도 했던 5, 6일에도 코스피지수가 2000선 근처로 내려오면 어김없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지선이 단단함을 확인시켰다.

다음주 발표될 예정인 중국의 경제지표들도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발표될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는 3.4%로, 3%대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한 요즘 같은 상황에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거나 주도주의 상승 수혜를 볼 수 있는 옐로칩을 단기 트레이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게 아니라면, 잠시 쉬어가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주 추천 종목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기(신한금융투자) 엔씨소프트(현대증권) 코오롱플라스틱(한화증권) 등을, 코스닥에서는 한텍(SK증권) 신화인터텍(대신증권) 코프라(동양증권) 등을 꼽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