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M&A] 냉혹한 자영업시장…현실 직시해야 오래간다
얼마 전 금융기관의 젊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창업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 “자영업의 시장상황을 보면 창업자가 1억원가량 투자해서 자신의 인건비를 포함해 월 300만~400만원 정도를 순이익으로 가져가면 잘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더니 이들의 반응이 필자를 당황하게 했다. 그 정도 수입이면 너무 낮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면 지금의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네요”라고 말한 사람이 많았다. 필자는 본의 아니게 이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킬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만족도는 기대에서 현실을 뺀 수준이다. 예컨대 똑같은 5만원을 받아도 10만원을 기대한 사람은 불만족하게 되고, 1만원을 기대한 사람은 만족하게 된다. 자영업 점주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낮은 편이다. 창업한 지 1년 미만의 점주들의 만족도가 특히 낮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남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높은 기대 수준은 부작용을 낳는다. 자신의 관대한 예측이나 남들에 의한 장밋빛 기대는 사업에 대한 불만족을 넘어 의욕상실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년 전에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수행한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평균적으로 약 7000만원 정도를 투자해서 150만원 남짓한 금액을 순이익으로 가져가고 있다. 권리금 회수의 불확실성이나 인테리어 시설의 감가상각비까지 고려한다면 수익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냉혹한 현실이다.

예비창업자는 높은 목표를 가져야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막연한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개인과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동시에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야 포기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자영업의 현실은 냉혹하지만 자영업자 간에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는 아무데서나 구매하지 않는다. 정보의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소비자는 좀더 쉽게 특별한 곳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자영업자들이 특별한 곳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