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3사, 서울 떠나는 까닭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3대 포털 업체가 서울을 떠나 조직 개편 등 전열을 재정비한다.
6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업체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다음은 5일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했다. 업무 환경을 개선해 한메일, 카페 등으로 인터넷 산업을 주름잡았던 옛 영광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직원 100여명이 제주 '다음 스페이스'로 이동해 350여명이 제주도에서 일한다. 다음은 건물을 증축하고 인원을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은 본사 이전을 계기로 심기일전에 나설 계획이다. 포털 가운데 선도적으로 주력했던 모바일 사업이 최근 주춤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작년말부터 조직 개편에 나서 본부제에서 그룹제로 바꿨다. 사업 분야가 섞이는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부서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해서다. 상당수 임원의 직책도 변경됐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서 구현하는 엔(N)스크린과 모바일 사업 등에 더 집중하고 유기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킹 사태 이후 재도약 꿈꾸는 SK컴즈
작년 해킹 사태 이후 침체기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도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주식 대표가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SK컴즈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고려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일선 팀장까지 이양하는 등 조직 문화를 혁신할 계획이다.
포털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개선하고 모바일 부문 등 신사업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출시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싸이메라' 출시에 앞서 개발자들의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건의를 받고 출시 시기를 네이버의 카메라 앱 출시 시점보다 미뤘다.
내년에 포털 3사 중 마지막으로 서울을 떠나 판교 테크노밸리로 본사를 이전한다.
◆1위 굳히기 나선 NHN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최근 전체 부서의 20~30%를 재조정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본부장, 실장, 팀장 등 중간 관리자를 재배치하는 등 보직도 개편했다. 경기 성남 정자동 사옥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NHN이 1위라는 점에 안주한다면 성장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이 같은 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도전 정신'을 강조한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의 리더십과 판사 경력이 있는 김상헌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 능력에 발 맞춰 조직원의 역량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복수의 포털 관계자는 "화상회의도 이용할 수 있고 교통도 편리해져 본사가 꼭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 며 "건물 관련 세금 혜택 등 비용 절감 측면 외에도 쾌적한 환경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었던 작년에 이어 모바일 부문이 더욱 확대되는 올해는 시장 쟁탈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위 사업자 자리를 확고히 하려는 네이버에 대응해 게임플랫폼 '모바게', 스마트TV 셋톱박스 등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다음, 최근 틱톡을 인수한 SK플래닛과의 시너지와 글로벌 싸이월드가 구체화되는 SK컴즈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