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장을 일일이 해체해 만든 여성복? 3년 이상 보관한 재고를 활용한 신제품?

컨셉트부터 디자인, 소재 모든 것이 새롭다.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최근 새로 내놓은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 얘기다. 버려지는 재고를 하나하나 뜯어 그 천과 가죽, 작은 부속품을 한데 모아 만든 옷이라니 어딘가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다. 그 유쾌한 발상으로 탄생한 의상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맨스타의 슈트 바지로 만든 튜브스타일의 롱원피스(맨 오른쪽)는 가장 큰 사이즈의 남성바지 세 벌을 이어붙인 제품이다. 허리와 주머니 부분은 그대로 살려줬고 하단에는 바지 두 벌을 연결해 자연스러운 H라인을 살렸다. 가격은 59만원. 라인을 강조한 남성복 커스텀멜로우의 셔츠가 여성복으로 재탄생했다.

딱딱해보이는 칼라 부분을 잘라내고 하이네크라인으로 부드럽게 곡선을 그려준 화이트 셔츠(오른쪽 두 번째)는 남성 정장의 어깨패드로 사용하는 심지를 덧대 로맨틱하게 표현했다. 허리 라인을 살려 여성미도 강조했다. 치마는 캠브리지멤버스의 그레이 정장 바지 원단을 잘라 만들었다. 셔츠와 치마는 각각 39만원.

맨스타의 남성 정장 재킷에서 소매를 잘라낸 뒤 비슷한 색상의 원단으로 어깨를 여성스럽게 덧대 만든 재킷(왼쪽 두 번째·59만원)은 아랫부분을 짧게 만들었다. 원피스나 스키니진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가슴 부분에 달린 코사지는 남성 정장의 어깨패드 심지를 활용했다. 화이트, 그레이, 베이지 등 따뜻해 보이는 색상의 천을 이어붙인 치마는 캠브리지멤버스의 바지 등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을 모아 만들었다. 셔츠(39만원)의 소매 부분은 가오리 모양으로 넓게 펴 활동성을 살렸다.

재킷의 윗부분은 맨스타의 정장 재킷으로, 아랫부분은 지오투의 재킷으로 만든 여성용 롱재킷(맨 왼쪽·69만원)은 턱시도 스타일로 만들었다. 맨스타의 모직코트를 조각내 만든 스커트(49만원)와 매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헨리코튼의 박선주 디자이너는 “남성적 느낌이 강한 정장 원단을 이용해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각기 다른 소재를 믹스매치하면서도 색감, 실루엣, 독창성 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