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임기가 만료되는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자리에 내부 인사를 발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창호 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다음달 1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3일에 진행한 정기주주총회를 속개해 본부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속개 일자는 아직 미정이다.

김종수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위원장은 5일 "벌써부터 몇몇 관료 출신들이 본부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라며 "낙하산 인사를 할 경우 노동조합은 현 정권 비판과 이사장 즉각 퇴진을 위해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을 신규 선임하지 않았다"라며 "회사 측은 인사 검증이 필요하니 일단 공석으로 비워 두라는 정권의 요구가 있었다라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래소는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보를 코스닥시장본부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을 등기 이사에 올린 것이다. 거래소는 그동안 상임이사인 이사장(1명), 본부장(5명), 감사위원(1명) 총 7명이 모두 외부인사 출신으로 꾸려져 와 '7 대 0'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 본부장은 본래 이 본부장의 후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본부장 두 자리가 비게 됐다.

이에 따라 진수형 전 코스닥시장본부장이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재선임되고 진 본부장의 자리를 최 본부장이 채웠다. 이 본부장의 후임을 결정하지 못해 정기 주주총회는 폐회되지 않았다.

거래소 노조는 "유가증권, 코스닥, 파생상품 등 시장 부문의 본부장 만큼은 내부 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