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2050)을 두드리는가 싶더니 이내 이틀 연속 하락하며 5일 장중 2000선을 밑돌았다.

갈팡질팡하는 지수 흐름에 변동성지수도 뛰고 있다. 지난 3일 약 1년만에 16포인트대로 내려왔던 변동성지수는 이틀 연속 올라 18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인 국채 조달 금리 상승과 호주의 무역수지 적자를 대외 악재로 꼽고 있지만, 증시를 하락 추세로 전환시킬만큼의 파급력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노리되, 출렁이는 증시가 불안하다면 다음주까지 국제 경제 지표들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권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스페인은 올해 예산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국채 입찰을 실시했는데 3년, 4년물 낙찰 금리가 각각 2.89%, 4.32%로 전월 대비 0.45%포인트, 0.94%포인트 상승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스페인 정부는 지난 3일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하루만에 뒤집어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라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그러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유럽안정메커니즘(ESM) 등이 마련됐고 재정 지원에 적극 반대하던 독일도 입장을 바꾸고 있어 지난해처럼 증시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발표된 호주 2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도 "정작 호주 증시, 호주 달러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국내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를 제외한 상품가격의 약세는 계속 진행돼 왔다"라며 "그 결과가 전달 무역수지 적자로 나타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다만 최근 증시 흐름이 불안하다면 다음주 초까지 국제 경제 지표들을 확인할 것을 권했다. 오는 6일에는 미국의 3월 실업률과 3월 비농업부분 고용자수 변동이, 9일에는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그는 "다음주에는 특히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는데 이에 따라 최근 증시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재주가 반등할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도 스페인 우려가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악화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스페인 증시가 재정 위기 부담감에 장기 하락 중이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횡보하고 있어 지난해 8월처럼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적으로 볼 때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1989)까지 밀릴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하락해 조정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 높다"라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강세 조정은 60일 이평선에 닿은 후에야 마감된다"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지수가 일시적으로라도 이전 고점대인 2051포인트를 넘어서거나 지속적으로 단기 저점을 높이면 상승장을 기대해볼 만하다"라며 "전기전자, 금융, 운송장비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곽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보통 주가가 계단식으로 오르기 때문에 한차례 상승한 현재, 당분간 쉬어갈 수는 있지만 기간조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전기전자, 자동차가 탄탄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