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등 정부관료에 인기..비용ㆍ보안성 등 장점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아이폰과 구글폰이 `대세'가 된 지 오래지만 예외인 지역이 있다.

백악관과 정부청사, 연방의회 등이 포진한 수도 워싱턴DC다.

이곳에는 여전히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이 생산하는 블랙베리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이 블랙베리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작은 자판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모습은 TV뉴스나 신문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구글폰과 아이폰이 각각 48%와 32%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비해 블랙베리폰은 12%에 불과하지만 유독 세계의 정치중심지로 불리는 워싱턴DC에서 만큼은 `아성'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쇠퇴하는 블랙베리, 워싱턴DC에서 마지막 요새를 찾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를 통해 미 공무원 사회의 `블랙베리폰 사랑'을 소개했다.

정부와 의회 직원들이 유독 블랙베리폰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우선 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특히 무선통신 사업자들의 판촉 기간에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유다.

오랜 기간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쉽게 바꿀 생각을 하지 못하는데다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것도 공무원들로서는 중요한 선택의 요인이 됐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하루종일 서류 업무는 밀쳐둔 채 휴대전화로 할인쿠폰을 찾거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보기 싫어하는 관리자라면 이메일 작성ㆍ확인이 주된 기능인 블랙베리폰이 입맛에 맞을 수밖에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RIM도 이런 점을 감안해 미 정부기관들을 상대로 전방위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각각의 기관이 IT물품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철옹성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로 애플 등 다른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은 최근 국무부, 연방항공청(NASA), 보훈처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판매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일부 공무원은 업무용으로는 블랙베리폰을 사용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폰이나 구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