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업종에서는 현대·기아차 계열 부품사 주가가 강세다. 현대위아는 4일 2.13% 하락했지만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6거래일간 상승률은 6.0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9%)보다 4.53%포인트 높았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 내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상민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품질을 유지하고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현대위아의 파워트레인 납품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하이스코도 작년 말 대비 상승률이 18.07%로 현대차(19.01%)와 비슷한 속도로 오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계열이 아닌 부품사 중에서는 역설적으로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낮은 종목이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납품처를 다변화한 만큼 업황 둔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비중이 높은 부품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만도 에스엘 평화정공 한라공조 등이 이런 종목으로 꼽힌다. 만도는 지난해 매출 중 현대·기아차 비중이 60% 미만이고 올해 신규 수주 중 30%를 GM으로부터 받을 예정이다. 헤드램프 제조사인 에스엘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던 물량 일부를 현대모비스에 내줬지만 GM 등 미국 업체에 납품하는 물량을 늘렸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계열사 부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으로 납품처가 다변화된 부품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자동차부품주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위아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9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도(15.8%) 평화정공(29.8%) 한라공조(11.8%) 등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안세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자동차부품주는 시간 차이를 두고 현대·기아차 주가에 후행한다”며 “아직 주가가 부진한 일부 종목도 이달 중순부터는 실적 향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