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경계를 허무는 작품이다. 소프라노의 청아한 아리아를 듣고 있자면 클래식 공연장에 와 있는 것 같고, 록 냄새 물씬 풍기는 넘버를 들으면 유명 록스타의 콘서트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클래식이 극에 안정감을 주고 록은 역동적인 매력을 더한다. 클래식과 록, 물과 기름 같은 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을 좇다보면 관객은 어느새 극에 몰입하게 된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2009년 파리에서 초연돼 한 해 1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이다. 프랑스 3대 뮤지컬 제작자인 알베르 코엔과 도브아티가 만들었다. 뮤지컬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된 모차르트가 ‘록스타’로 돌아온 것이다.

그동안의 작품이 예술가 모차르트를 주목했다면 이번엔 인간 모차르트에 초점을 맞췄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물론 애절한 사랑, 살리에리와의 대결구도를 풀어가며 모차르트의 심리를 파고든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뮤지컬 넘버다. 모차르트의 첫사랑 알로이지아(최유하)가 부르는 ‘빔밤붐’은 독특한 음색과 손동작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살리에리(김준현)가 부르는 ‘악의 교향곡’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다. 붉은색 조명과 어우러져 살리에리의 고뇌를 느낄 수 있다.

모차르트(김호영)의 ‘내 꿈의 왕인 나’를 비롯해 ‘불가능을 생각해’(신성우 홍륜희) ‘잊혀질 것’(김민주 곽선영)도 주목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 뮤지컬답게 액터 싱어 댄서의 구분이 명확하다. 여느 뮤지컬처럼 배우가 연기와 춤을 모두 소화하느라 숨을 헐떡이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연기면 연기, 춤이면 춤, 오롯이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한다. 토슈즈를 신은 댄서들이 펼치는 무용은 극에 활기를 더한다. 발레와 현대무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오디션 때부터 무용 경력자를 뽑았다고 한다.

모차르트 역에 고유진 김호영 박한근, 살리에리 역에 강태을 김준현이 캐스팅됐다. 알로이지아 역은 최유하 김민주,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신성우 이기동이 연기한다. 콘스탄체 역은 곽선영, 이해리, 모차르트의 누나 난넬 역은 홍륜희가 맡았다. 오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4만~13만원.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