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4일 포스코에 대해 상호주식 보유기업들의 포스코 지분 매각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6만원을 유지했다.

포스코는 전날 장종료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SK텔레콤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매각했다. SK텔레콤 보유 지분 452만8117주(5.61%) 중 담보로 제공된 주식을 제외한 234만1569주(2.89%) 전량을 매각했고 KB금융 보유지분 1545만4067주(4%) 중 386만3517주(1%), 하나금융지주 466만3776주(1.92%) 중 223만3278주(0.92%)를 매각했다. 대량매매 할인율은 전날 종가대비 SK텔레콤 2~5%,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0~2%다. 최대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포스코에 유입되는 현금은 5742억원이다.

전승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분매각 이유는 4월 중순과 하순에 예정되어 있는 Moodys와 S&P의 연간 정기 신용 평가 리뷰(Annual review)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신용등급이 높은 철강업체중의 하나이다. 이 회사는 세계 주요 철강업체 중 미국 철강사인 Nucor와 함께 Moodys와 S&P로부터 모두 A등급 이상을 받고 있는 유일한 철강사다. 전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현금 확보를 통해 향후 광산 투자 등에 있어 차입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포스코의 신용등급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주식 매각으로 매각 대상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주식도 매물로 출회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라고 우려하고 있다. 매각 대상 기업들이 포스코와 주가 방어, 전략적 제휴 등을 위해 주식을 상호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 KB금융,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총 주식가치는 1조8858억원으로 포스코 총 주식수의 5.7%를 차지한다. 만약 3사가 포스코가 매각한 주식 비율과 같은 비율로 포스코 주식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각각 SK텔레콤은 124만655주, KB금융은 39만4778주, 하나금융지주은 44만7874주를 매각하게 된다. 그는 "이는 포스코 총 주식수의 2.4%(7927억원)"이라며 "포스코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81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주식 매각 그 자체보다는 향후 3사의 포스코 주식 매각이 이루어질 때까지 주식 매각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또한 시장 참여자들은 포스코가 보유중인 자사주(8.54%)중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포스코가 영업과 관련이 없는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 부담을 줄였고 보유주식 및 자사주의 일부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던 포스코의 CEO포럼 이후 이 사안이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포스코 주가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버행 이슈로 인한 우려 보다는 향후 개선 가능성이 높은 업황 및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