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미국 코닝이 태양전지 유리기판 개발을 위해 만든 합작법인 코삼테크놀로지스(CorSam Technologies LLC)가 설립 3년도 안돼 자본금 2800억원을 까먹었다. 삼성과 코닝은 자본완전잠식을 막기 위해 증자에 나섰다.

3일 삼성코닝정밀소재의 201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닝과의 조인트벤처인 코삼테크놀로지스가 지난해 61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9년 9월 삼성과 코닝이 50 대 50 비율로 미국 뉴욕주 코닝시에 세운 이 회사는 2009년 1705억원, 2010년 485억원 등 지난 3년간 2805억원의 누적 손실을 봤다. 이 기간 동안 매출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박막형 태양전지 유리기판 연구·개발(R&D)이 주사업이다.

삼성은 설립 당시 삼성코닝정밀소재를 통해 1억2400만달러(1483억원)를 출자했고 코닝은 이 금액에 상응하는 지식재산권을 출연했다. 그러나 적자가 지속되면서 증자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각 사가 700만달러씩을 투입해 납입 자본금은 31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현재 남은 자본금은 920억원이다.

삼성코닝 관계자는 “코삼테크놀로지스는 수익을 내기보다 차별화된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만든 연구법인”이라며 “주주들이 합의해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인 만큼 (지금까지의 누적 적자와 자본 잠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막형 태양전지 시장이 활성화되는 데는 최소 2~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태양광 사업을 인수한 삼성SDI는 최근 본격적으로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14~2015년께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유리기판이 필요없는 결정질 태양전지보다 발전 효율을 높이려면 시간이 필요해서다.

삼성코닝 관계자는 “소재의 경우 개발하는 데 연구기간이 긴 경우가 많다"며 “코삼테크놀로지스는 R&D 외에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