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재단은 22회 호암상 수상자로 김민형 옥스퍼드대·포스텍 석좌교수(49) 등 5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의 김 교수를 비롯해 △공학상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48) △의학상 정재웅 남가주대 교수(52) △예술상 진은숙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51) △사회봉사상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61) 등이다.

과학상 수상자인 김 교수는 현대 수학의 최고 난제인 산술대수 기하학의 고전적 숙제를 풀 수 있는 혁신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중 난제였던 ‘정수계수 다항식의 해가 되는 유리수’를 찾기 위해 위상수학적 방법론을 도입, 21세기 수학계를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다. 그는 이를 통해 최정상급 수학자 반열에 올랐다.

공학상 수상자인 현 교수는 생명공학, 에너지 분야 등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균일한 나노입자를 양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 기업에 전수해 상용화할 수 있게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의학상의 정 교수는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와 이에 대항하는 면역체계 간 상호작용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의 면역체계 회피기전 및 암 유발 기능을 밝혀 바이러스 종양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

예술상의 진 상임작곡가는 독창적인 음악성과 왕성한 활동으로 현대 클래식 음악계에서 정상급 작곡가로 꼽힌다. 국내 음악계의 창작활동 활성화와 현대음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게 됐다.

사회봉사상의 이 이사장은 본인이 중증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지난 30여년간 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 시설과 의료·복지관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장애인의 권익 및 복지 향상에 헌신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과학, 공학, 의학 등 호암상 학술부문 심사에는 올해부터 해외 석학 자문평가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2008년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독일 학자 하랄트 추어하우젠, 베트남 수학자로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응오바오쩌우 시카고대 교수 등 36명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심사에 참여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국내외 각계 전문가로부터 추천받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35명의 심사위원들이 4개월간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호암상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3억원의 상금과 순금메달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6월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호암재단은 시상식 전후로 전국 주요 대학과 전문가 모임 등을 통해 수상자들의 기념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호암상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선친인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뜻을 기려 1990년 제정했으며,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 소설가 고 박완서 씨 등 지난해까지 모두 111명이 이 상을 받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