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수교 50주년 맞아 스위스 취리히응용과학대학과 그린캠퍼스 공모전 개최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김응석씨(24)는 3일 성균관대와 스위스 취리히응용과학대학(Zhaw)이 함께 개최한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그린캠퍼스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친환경 활동을 한 학생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수강신청할 때 활용하도록 한 ‘에코수강경매제도’라는 아이디어를 출품했다. 김씨는 1주일간의 스위스 여행 비용과 왕복항공료도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주한 스위스대사관과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이 함께 기획했다. 올리버 루스 스위스 대외홍보처 사무국장은 “성균관대가 그린 캠퍼스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점이 한국 대학들 가운데 이번 공모전 주관 대학으로 선정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는 2008년부터 그린캠퍼스 조성사업을 시작해 매년 6~7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낡은 건물들에 고효율 열원시스템을 도입하고 내부 온도와 습도에 따라 연동하는 자동제어 체계를 구축하는 등 설비개선을 실시했다. 건물, 발전시설 등 온실가스 배출원의 배출량을 목록으로 정리해 온실가스 현황을 파악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도 구축했다.

성균관대는 설비개선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인 결과 연평균 2억6000만원의 비용을 줄인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냉난방시스템도 건물 전체 일괄 공급에서 실별 공급으로 바꾸고 수요조사를 통해 불필요한 연료 사용을 줄여 매년 1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2008년 수원캠퍼스에 10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환경플랜트(오페수처리장)에서는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오페수를 고도 처리해 하루 1000? 이상의 처리수를 인근 일월공원 유지용수로 방류하고 있다. 환경플랜트를 설치한 덕에 연간 3억1000만여원의 세금감면 혜택도 받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대학이 소비한 에너지량의 증가율은 84.9%로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율 22.5%를 크게 웃돈다.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큰 건물들을 지으면서도 환경적인 측면에 소홀했던 결과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대학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서 교육 측면 뿐 아니라 환경 개선 차원에서도 캠퍼스 녹색화 사업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라며 “이번 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적극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녹색기술 학문분야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2007년에 태양광시스템공학협동과정을 신설해 태양전지, 모듈, 시스템주변장치 등 태양광 시스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2009년 9월에는 공학과 사회경제학을 함께 다루는 융복합 학과인 에너지과학과를 설립했다.

성균관대의 이런 활동은 다른 대학에서도 그린캠퍼스 조성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양재문 환경부 녹색협력과 과장은 “성균관대와 같은 선도대학들이 앞장선다면 캠퍼스 그린화를 추진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도 그린캠퍼스 공모전 등 그린캠퍼스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