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닝, 작년 매출 6000억 '뚝'…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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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유리값 내려라" 압박…코닝 버티자 주문 일부 취소
LG화학도 하반기 양산 추진…코닝 비중 더 낮아질 수도
LG화학도 하반기 양산 추진…코닝 비중 더 낮아질 수도
삼성코닝정밀소재가 고객사 LG디스플레이와의 갈등으로 지난해 수천억원 이상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유리기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주문량을 취소해서다. 적자를 내고 있는 LCD 회사들은 유리기판 공급사인 삼성코닝이 영업이익률 60%를 올리는 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엔 LG화학이 유리기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3~4개사가 과점하던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코닝 유리값 업계에서도 20~30% 비싸
LCD 유리기판 시장은 과점 상태다. 미국 코닝과 일본 아사히글라스, 일본전기초자 3개 기업이 한 해 120억달러가 넘는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카드 절반 두께로 얇고 넓은 데다 내구성, 내화성까지 갖춘 유리를 만들기가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코닝과 삼성전자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은 LCD패널 업계 1, 2위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두 고객사를 상대로 쉽게 장사를 해왔다. 2010년 매출 5조6000억원 중 3조2000억원은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에서, 2조4000억원은 LG디스플레이에서 올리며 영업이익률 65.8%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제동을 건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다. LCD패널 값이 2010년부터 매년 10% 이상 급락해 적자가 커지자 패널 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유리값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코닝은 버텼고 LG디스플레이는 주문을 줄이며 압박했다. 시장조사회사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40%를 넘던 LG디스플레이의 삼성코닝에 대한 유리 구매 비중은 하반기 20%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코닝의 매출도 지난해 4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삼성 계열사 구매액이 2010년 3조2000억원, 지난해 3조1000억원으로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LG 측 구매액이 전년보다 9000억원 감소한 셈이다. 코닝이 지난해 4분기 유리값을 5% 내린 것만 감안해도 최소 6000억~7000억원 이상 줄인 것으로 추산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코닝 측 유리값이 다른 업체에 비해 비싸다”며 “지난해 주문량 일부를 취소했다”고 확인했다. 삼성코닝의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58.6%로 떨어졌다.
◆LG화학도 유리기판 양산 나서
LG디스플레이의 압박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삼성코닝은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유리값을 10% 이상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코닝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임스 플로스는 최근 투자설명회(IR)에서 “주요 고객과의 분쟁으로 올 1분기 판매량도 전 분기에 비해 10% 이상 줄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고객에게 원래 장기계약했던 물량보다 적게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관계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화학이 하반기께 유리기판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09년 독일 쇼트사의 기술을 도입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화학은 올해 1개 라인에서 양산을 시작한 뒤 2016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7개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양산에 성공하면 LG디스플레이가 사줄 수밖에 없다”며 “일본 업체보다 20~30% 비싼 삼성코닝 비중을 우선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전기초자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전기초자는 2013년 생산을 목표로 파주에 유리원료를 녹이는 용해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