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아이즈투자자문 설립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65·사진)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및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을 대표하는 ‘1세대 최고경영자(CEO)’로 꼽혔다. 그의 이름이 금융계에서 마지막으로 회자됐던 건 2년 전인 2010년 3월 여신금융협회장 선거 때였다. 작년 초 신한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긴 했지만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는 하마평일 뿐이었다.
한동안 금융계를 떠났던 그가 투자자문사 대표(부회장)로 ‘컴백’했다. 지난해 10월 인가를 받고 12월 ‘신한·세븐아이즈 주식형 랩’을 선보인 세븐아이즈투자자문(자본금 23억원)이 홍 부회장 주도로 설립된 자문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을 지낸 강승태 사장, 유리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였던 김준연 운용대표 등이 홍 부회장과 함께 출자했다. 신한금융투자 삼익악기 고려은단도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홍 부회장에게 “금융계에 컴백했으면서 왜 조용히 지냈느냐”고 묻자 “잊혀진 인물인데, 뭐…”라며 웃었다. 홍 부회장은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게 올해 초부터니까 아직 실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며 “계약잔액도 180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덩치는 작지만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초기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12월6일부터 자문을 시작한 신한·세븐아이즈 주식형 랩은 지난달 22일까지 13.66%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48%)보다 2배 이상 높다.
대표적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김준연 대표가 자문하는 랩 답게 신세계I&C(수익률 12.9%) 한화타임월드(9.3%) 신라교역(9.1%) 등 저평가된 가치주들을 주로 담았는데, 해당 종목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한다. 홍 부회장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계약자산을 상반기 중 600억원 가까이로 늘린다는 목표다.
홍 부회장은 “신한은행에 ‘군번(사번) 8번’으로 입사해 옛 조흥은행 LG카드 등의 인수전을 치르며 남들 같으면 억만금을 줘도 못해볼 경험을 했다”며 “이런 경험들이 자본시장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 ‘저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의지대로 할 수 없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내 의지대로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을 ‘멋있는 금융그룹’으로 키워보고 싶어요.”
“그런 꿈을 꾸기엔 나이가 많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고(故) 이희건 신한금융 명예회장이 신한은행을 세웠을 때가 지금 나와 같은 나이였다”며 웃어 보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