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은 이제 당 보고 안 찍습니다. 민주통합당이 그동안 해준 게 있어야죠.”

광주 쌍촌동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요주 씨(53)는 4·11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광주 사람들이 지난 몇 년간 민주당을 지지했음에도 이곳 경제는 오히려 나빠졌다”고 말했다.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광주 서을에 출마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사진)는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27.1%의 지지율을, 야권 단일 후보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는 27.9%의 지지율을 보여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 의향층의 지지율은 이 후보가 34.4%, 오 후보가 30.6%였다.

이 후보는 “1995년 광주시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후 17년간 지역구에 공을 들였다”며 “새누리당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순 없지만 지난 4년간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며 호남지역에 예산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한 것을 주민들이 알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은 1985년 이후 27년 만에 광주에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게 된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지역감정을 허물고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작은 물꼬가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있다. 지난달 28일 사퇴한 무소속 서대석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야권 성향의 인물이다. 여론조사에서 15%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던 서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오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는 “주민들이 야당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는 게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정권심판을 해야 한다는 열망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