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ㆍ대우ㆍ우리증권, M&A '체면치레'…법률자문은 김앤장 독주, 율촌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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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딜로이트안진 등 재무자문으로 '영토확장'
▶ 마켓인사이트 3월29일 오전 6시11분 보도
1분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의 틈바구니에서 회계법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분기 인수(발표·바이아웃 기준) 부문에서 삼일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삼일회계법인은 금호고속,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우건설, 경기고속도로 패키지딜과 삼양사 사료사업부문 M&A의 매수자문을 맡는 등 총 4건의 딜을 성사시켰다. 딜로이트안진은 반얀트리호텔앤스파와 제일저축은행의 인수자문을 맡았다.
회계법인의 약진 속에 IB들은 체면치레에 그쳤다. 반얀트리호텔앤스파 매각자문을 맡은 우리투자증권, 제일저축은행 딜을 맡은 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 삼성전기의 알파나테크놀로지 인수를 처리한 골드만삭스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회계법인들은 앞으로 M&A 재무자문 분야에서 IB의 영역을 잠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M&A 분야에만 5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180여명이 재무자문을 맡는 기업금융(CF) 파트다. 국내 IB와 회계법인을 통틀어 M&A 자문조직 중 최대 규모다.
한 증권사 M&A 본부장은 “기업들은 지금까지 회계법인에 회계자문만을 맡겼지만 최근 재무자문까지 함께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PwC, 딜로이트 등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도 회계법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 꼽힌다. 이종철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회계법인들이 해외 매물, 매수후보 발굴에 강점을 지니다 보니 최근 증가하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크로스보더 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단위 대형 M&A에는 아직까지 회계법인이 재무자문을 맡을 여지가 낮다는 반론도 있다. 때문에 동양생명, 웅진코웨이 등 메가딜이 본격화되는 2분기 이후에는 IB들이 리그테이블 선두로 치고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 자문 분야의 종료 기준 리그테이블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잔금 납입까지 마친 종료 딜을 기준으로 보면 크레디트스위스, 하나대투증권, BoA메릴린치, NH농협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외 IB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1분기에 끝난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M&A를 이들이 나눠 맡았기 때문이다.
기업인수(바이아웃 기준) 법률 자문에서는 김앤장이 독주하는 가운데 율촌이 2위에 올랐다. 김앤장은 1분기 종료 기준, 발표 기준, 바이아웃 기준, 통합 기준(바이아웃, 논바이아웃, 자산매각 포함) 등 각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딜 건수에서도 다른 로펌들을 따돌렸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M&A는 물론 LG생활건강의 일본 긴자스테파니 인수, 한전의 캐나다 스트라스모어 지분 인수 등 크로스보더 딜에도 적극 뛰어든 결과다. 태평양은 1분기 발표·바이아웃 기준 순위에서 6위에 머물렀을 뿐 다른 부문에서는 모두 2위에 올라 김앤장을 추격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