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미얀마의 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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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군부독재 마감…수치, 보궐선거 압승 유력
고정환율제 37년 만에 폐지…경제 개방 가속
고정환율제 37년 만에 폐지…경제 개방 가속
“미얀마가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미국 CNN의 평가다. 미얀마는 4월1일 전국적 보궐선거를 치른다. 미얀마 역사상 첫 번째 민주적 선거다. 이날은 미얀마가 37년 만에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는 날이기도 하다. 환율제 변경은 경제개혁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위한 개혁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서방 언론의 평가다.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미얀마가 개혁·개방에 나섬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미얀마로 몰려들 것”(니혼게이자이)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화로 경제개발 시작
4월1일 미얀마 45개 지역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50여년의 군부독재가 끝난 후 치러지는 사실상 첫 민주적 선거다. 1990년 총선이 치러졌지만 군부가 선거무효를 선언했다. 당시 야당의 압승을 이끈 아웅산 수치 여사(사진)는 군부에 의해 감금됐다.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19개 정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NLD는 44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고 이 중 35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도 양곤 카우무에 출마했다. 당선이 확실시된다. AFP통신은 “수치가 최초로 합법적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미얀마 정부는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아세안에서 파견된 참관인의 입국을 허용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도 “민주적 개혁 조치를 후퇴시킬 의도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민주적 개혁에 나선 것은 경제 발전을 위해서다. 미국과 서방세계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면 미얀마에 가하고 있는 다양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선거가 서방세계로부터 미얀마의 고립을 끝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경제로 향하는 미얀마
미얀마 관영통신 미얀마알린은 정부가 4월1일부터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다고 30일 보도했다. 미얀마는 1975년 이후 자국 화폐인 차트화 환율을 달러당 6차트로 묶어왔다. 암시장에서 차트화는 달러당 800차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 환율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군부의 비자금 조성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군부는 주요 수출품인 천연가스를 팔아 달러가 들어오면 달러당 6차트로 장부에 기입했다. 1억달러가 들어오면 국고에는 6억차트만 넣은 것이다. 1억달러를 암시장에서 바꾸면 800억차트가 된다. 차액은 무기 구입에 주로 썼다. 군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환율제 변경은 이를 포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얀마 정부는 환율제 변경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고정환율제는 외국인 투자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시세와 다른 고정환율 때문에 투자자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이 진 라트 대통령 정책보좌관은 “암시장이 공식시장보다 커질 위험이 있고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환율개혁을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이번 환율개혁은 현 정부의 최대 경제개혁 드라이브”라고 평가했다.
변동환율제 외에 다양한 개혁 조치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정부는 내달 중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외국 기업에 5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통신업 등 기간산업에 진출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런 개혁의 분위기를 타고 일본 태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 기업들이 미얀마로 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근로자 임금이 태국의 6분의 1 수준이어서 제조업 기지로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얀마의 자원도 매력적이다. 미얀마는 원유, 천연가스를 비롯해 아연, 텅스텐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32억배럴과 3342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별다른 산업 없이도 미얀마가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얀마는 또 인구 5900만명의 내수시장을 보유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미국 CNN의 평가다. 미얀마는 4월1일 전국적 보궐선거를 치른다. 미얀마 역사상 첫 번째 민주적 선거다. 이날은 미얀마가 37년 만에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는 날이기도 하다. 환율제 변경은 경제개혁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위한 개혁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서방 언론의 평가다.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미얀마가 개혁·개방에 나섬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미얀마로 몰려들 것”(니혼게이자이)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화로 경제개발 시작
4월1일 미얀마 45개 지역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50여년의 군부독재가 끝난 후 치러지는 사실상 첫 민주적 선거다. 1990년 총선이 치러졌지만 군부가 선거무효를 선언했다. 당시 야당의 압승을 이끈 아웅산 수치 여사(사진)는 군부에 의해 감금됐다.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19개 정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NLD는 44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고 이 중 35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도 양곤 카우무에 출마했다. 당선이 확실시된다. AFP통신은 “수치가 최초로 합법적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미얀마 정부는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아세안에서 파견된 참관인의 입국을 허용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도 “민주적 개혁 조치를 후퇴시킬 의도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민주적 개혁에 나선 것은 경제 발전을 위해서다. 미국과 서방세계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면 미얀마에 가하고 있는 다양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선거가 서방세계로부터 미얀마의 고립을 끝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경제로 향하는 미얀마
미얀마 관영통신 미얀마알린은 정부가 4월1일부터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다고 30일 보도했다. 미얀마는 1975년 이후 자국 화폐인 차트화 환율을 달러당 6차트로 묶어왔다. 암시장에서 차트화는 달러당 800차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 환율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군부의 비자금 조성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군부는 주요 수출품인 천연가스를 팔아 달러가 들어오면 달러당 6차트로 장부에 기입했다. 1억달러가 들어오면 국고에는 6억차트만 넣은 것이다. 1억달러를 암시장에서 바꾸면 800억차트가 된다. 차액은 무기 구입에 주로 썼다. 군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환율제 변경은 이를 포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얀마 정부는 환율제 변경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고정환율제는 외국인 투자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시세와 다른 고정환율 때문에 투자자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이 진 라트 대통령 정책보좌관은 “암시장이 공식시장보다 커질 위험이 있고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환율개혁을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이번 환율개혁은 현 정부의 최대 경제개혁 드라이브”라고 평가했다.
변동환율제 외에 다양한 개혁 조치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정부는 내달 중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외국 기업에 5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통신업 등 기간산업에 진출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런 개혁의 분위기를 타고 일본 태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 기업들이 미얀마로 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근로자 임금이 태국의 6분의 1 수준이어서 제조업 기지로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얀마의 자원도 매력적이다. 미얀마는 원유, 천연가스를 비롯해 아연, 텅스텐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32억배럴과 3342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별다른 산업 없이도 미얀마가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얀마는 또 인구 5900만명의 내수시장을 보유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