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내려쳐도 끄떡없네"…LGD 플라스틱 전자종이 양산
종이책, 신문, 잡지처럼 접어서 들고 다니고 한 손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이를 위한 전초단계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첫 플라스틱 전자종이를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29일 LG디스플레이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한 전자잉크 기반의 XGA급(1024x768) 해상도 6인치 크기의 전자종이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산하는 플라스틱 전자종이는 중국의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업체에 우선 공급된다. 해당 업체를 통한 완성 제품은 다음달 초에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플라스틱 전자종이는 열에 강하고, 깨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선채로 책을 볼 때의 높이(약 1.5m)에서 수직낙하 실험을 한 결과 파손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소형 우레탄 해머로 직접 내려쳐 봐도 화면에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두께는 휴대폰 보호필름 수준인 플라스틱 기판을 채용해 같은 크기와 해상도의 유리 전자종이 패널과 비교할 때 3분의 1 이상 얇아진 약 0.7mm다. 무게도 2분의 1이상 가벼워진 14g에 불과하다.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대략 40도 내외의 범위에서 휘어지기도 해 일반 종이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한다. 회사 관계자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완전히 접혀지거나 돌돌 말리는 형태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얇고 깨지지 않는 전자종이의 등장으로 태블릿PC에 밀려 축소된 전자책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패드나 태블릿PC에 비해 눈 피로도가 덜하고 전력 소모가 낮은 전자책 특성에 플라스틱 전자종이의 장점을 결합하면 교육용 시장 등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상덕 모바일ㆍOLED 사업본부장(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이라며 "플라스틱 전자종이의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OLED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