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는 중년층의 경우 무리한 등산, 축구 등의 운동으로 무릎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다.

특히 폐경기의 중년 여성은 연골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부상 없이도 반복적인 움직임에 의한 무릎 연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젊은 층도 격렬한 운동 중 순간적인 충격이나 외상 등으로 무릎 연골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전제훈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연골은 통증을 느낄 수 없고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다”면서 “계단을 내려올 때나 방향을 바꿀 때 등 특정상태에서 통증이 지속된다면 연골 손상의 가능성이 크므로 조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연골 반월상연골판이 가장 빈번

무릎손상에서 가장 빈번한 것은 ‘반월상연골판 파열’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1개씩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물렁뼈를 말하는데, 무릎이 받는 충격을 흡수해주고 보호해주는 쿠션 같은 역할을 한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발생한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양반 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구부릴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다.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로 끼어들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동반한 ‘뚜두둑’ 소리가 난다. 운동 후 무릎이 힘없이 꺾이거나 다른 부위보다 심하게 무릎이 붓기도 한다.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면 무릎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면서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되는데, 뼈 연골이 손상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한다.

이때 가장 흔한 치료가 대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게 된다. 무릎 관절 안을 내시경을 통하여 직접 들여다보면서 찢어진 부분을 봉합하거나 제거해주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손상된 반월상연골판을 봉합하는 것이 좋지만 스포츠 손상으로 인하여 반월상연골판 파열이 심하거나 퇴행성 변화에 의하여 파열부위가 약할 경우에는 봉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로 손상된 부위는 제거해주는 절제술을 받게 된다.

문제는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중요한 구조이기 때문에 절제술로 이를 제거하게 되면 반월상연골판이 보호해주고 있는 연골이 닳기 쉬워지면서 퇴행성관절염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반월상연골판을 20~30%만 절제해도 무릎연골에 가는 하중이 3.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

관절내시경 수술 후에 처음엔 괜찮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 후 연골에 하중이 증가해 연골 손상이 진행되는 것이다.

‘수술을 받았으니 치료는 끝이겠지’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사라지지 않는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유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 후 절제술을 80% 이상 시행한 경우에는 연골 손상이 더욱 가속화된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할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최근에는 통증 완화 및 관절염의 예방을 위해 타인의 반월상연골판을 이식하는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은 연골판이 소실된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특수처리 된 생체 반월상연골판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무릎 관절에 이식해주는 방법으로, 뼈와 뼈의 마찰을 줄여준다.

전 원장은 “반월상연골판 절제술을 80% 이상 시행한 환자는 6개월 마다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무릎에 통증이 있거나 엑스레이 사진에서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면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이식이나 장기이식처럼 관절에도 타인의 반월상연골판을 이식할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은 이식 받을 당사자의 정확한 반월상연골판의 크기를 X-ray를 통해 측정한 후 여기에 맞는 반월상연골판을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수입해 사용한다. 수술 시간은 1시간 내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틀 정도 입원기간을 거친다. 수술 후 4주간은 고정을 위한 별도의 보조기 착용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무릎을 굽히며 체중에 무리를 주는 자세는 피하고 쭈그려 앉을 경우 30분 정도 쭈그린 다음 10분 정도는 일어서는 것이 무릎에 무리를 덜어줄 수 있다. 운동을 할 경우 체중부하 운동은 피하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이나 스트레칭이 적당하다. 운동이나 야외활동 후에는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무릎을 똑바로 핀 후 10초간 힘을 주고 빼는 동작을 10∼0회 반복하는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발뒤꿈치를 바닥에서 10초 동안 들고 내리고를 10회 반복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