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값 평균 20% 내리자 방문고객 4~5배 늘어
FTA로 수입차 대중화 땐 가격·서비스경쟁 치열할 것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53·사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날인 지난 14일 수입차 업계 최초로 부품 가격을 평균 20% 인하했다. 2주일이 지난 28일 소비자의 반응을 묻자 정 사장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시작은 좋다”고 전했다.
“유지비 때문에 수입차 구입을 망설였던 고객이 얼마나 많았는지 실감했습니다. 부품 가격을 내린 후 대리점 방문 고객이 평소보다 4~5배 늘었어요. 전화 문의도 많았고요.”
그는 FTA가 수입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그동안 수입차 가격과 수리비가 부풀려진 경우가 많았어요. 스치기만 해도 수백만원이 깨진다는 말도 많았죠. 수입차 업계가 잇따라 자동차 가격을 내리고 서비스 경쟁을 하면 이런 고정관념이 사라질 겁니다.”
정 사장은 FTA가 정착단계에 접어들면 수입차도 충분히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전체 수입차 브랜드의 구입, 관리, 처분까지 드는 총비용을 조사해봤어요. 사고 수리비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습니다. FTA 이후로 보험료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수입차가 대중화되면 수리부터 중고차 처분까지 수월해질 겁니다.”
포드는 유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부품의 무상 보증서비스 기간을 5년 10만㎞로 확대하고 소모성 부품 무상교체 서비스에 나섰다. 올해부터 2개 딜러사로 판매망을 확장하고 이달 중순 서초 서비스센터를 비롯해 전국에 애프터서비스(AS)센터와 전시장을 확장한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배기량을 줄이고 연비를 높인 고효율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들여온다. 현재 판매 차종 가운데 이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익스플로러 2.0밖에 없다. 포드코리아는 오는 6월 배기량을 줄인 토러스 2.0과 이스케이프 1.6을, 11월엔 신형 퓨전 세단 1.6ℓ와 2.0ℓ 두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을 맡게 된 그는 수입차 업계의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한·미 FTA는 모든 수입차 업체에 ‘기회’입니다. 포드뿐만 아니라 여러 수입차 브랜드가 올해를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할 전환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 대중화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