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20만원에 팔려, 北인권 해결책 없나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서 나이와 외모, 결혼 여부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20만~100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인권은 무시된 채 성폭행, 원치 않는 임신, 강제 낙태 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주최로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탈북자 인권문제 해결책은 없나-남북 청년학생 세미나’에서 탈북자 출신 황득현 씨(한국외대 경영학부 3학년·32)는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인권 탄압 사례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중국 공안들의 탈북자 체포 포상금 종전보다 10배 늘어난 2000위안(약 36만원)으로 인상돼 탈북자 색출에 어느 때보다 혈안이 돼 있다”며 “급증하고 있는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인권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남북한 대학생 40여명이 참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을 당했던 백요셉 씨(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3학년·29)는 “중국의 탈북자 북송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런 행위에 눈을 감은 정부와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남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탈북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일 씨(연세대 중문과 3학년·25)는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 고아’문제를 지적했다. 김씨는 “부모의 생사를 알 수 조차 없는 탈북 고아 중 교육과 의료 혜택을 받는 인원은 100여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리처드 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011년 탈북 고아 입양법안’을 발의해 제3국에서 난민으로 사는 탈북 청소년 보호 대책과 입양 대책을 내놓았다”며 “민주당 등의 반대로 북한 인권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해 그대로 방치해두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동희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30)는 ‘대학생 역할론’을 주문했다. 문 대표는 “많은 대학생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문제로 생각하는 데 이는 중요치 않다”며 “사람이 죽어간다는 사실은 정치를 떠나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를 후원한 인터뷰 전문매체 ‘디인터뷰’의 나창효 부사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있어서 탈북자 문제가 하나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며 “북한 상황을 잘 아는 탈북 청년 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