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봄이 참 더디게 오고 있다. 원시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겨울이 될 때마다 과연 다음에도 봄이 올지, 봄이 왔나 싶다가 추워지면 다시 겨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대지에 싹이 트는 봄이 되면 제사를 지내며 땅과 하늘에 감사를 드렸으리라.

[음악이 흐르는 아침]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1913)은 고대 러시아의 봄맞이 제사의식을 그린 것이다. 작곡가 자신에게 떠오른 음산한 환상을 음악으로 옮긴 것인데, 발레 음악으로 작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시적 리듬과 강렬한 음색은 시대를 앞서간다던 파리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게다가 니진스키의 안무도 이전의 발레와는 전혀 다른 기괴한 것이었다. 공연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캔들이었던 당시 관객들의 난동은 얀 쿠넹의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에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혁신적인 작품의 가치는 당대에는 평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도도한 시대 조류는 결국 걸작을 알아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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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