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을 잊는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
“고(故) 민평기 상사…, 고 임재엽 중사…, 고 나현민 상병….”

26일 오전 10시 천안함 폭침 2주기 추모식이 열린 대전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2010년 3월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의 전사자 46명과 고 한주호 해군 특수전여단 UDT 준위 등 47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되자 추모식장은 이내 눈물바다로 변했다. 2년이 지났지만 남겨진 자들의 회한과 슬픔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날 추모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과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정당 및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영상물 상영과 헌화 및 분향, 추모사, 추모공연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김 총리는 추모사에서 “역사를 잊은 나라에는 결코 미래가 없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천안함 피폭 사건을 영원히 기억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사고의 원인을 다른 쪽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고 유가족들은 마음이 아프다”며 “그 어떤 대립이나 주장도 국가안보라는 가치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감사원장이었던 김 총리는 “국방부 요청으로 감사한 결과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북한의 소행으로 파악됐다”고 북의 만행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계획에 대해 김 총리는 “미국과 영양지원 문제에 합의한 직후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이 보여주듯, 작년 말 이후 북한의 행동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 김 총리는 묘역을 찾아가 묘비를 어루만지며 전사자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추모식에 앞서 김 총리는 현충원 보훈가족쉼터에서 천안함 유가족과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 서한문이 동봉된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고 이창기 준위의 아들 이산 군(15)과 고 남기훈 원사의 아들 남재민 군(13)에게 “아버지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위대한 영웅이며 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격려했다. 오후에는 해군본부 주관으로 계룡스파텔에서 유가족 오찬간담회가 열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