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대기업 적자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빛샘전자가 증시 데뷔 이후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며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른바 '루저'에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는 빛샘전자가 상장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그간의 설움을 씻고 비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9시7분 현재 빛샘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14.66%)까지 오른 1만5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한가 잔량은 13만여주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 4400원과 비교해 246% 가량 급등한 상태다.

빛샘전자는 삼성SDI의 적자 사업부였던 LED사업부가 분사돼 설립된 회사다. 외환위기(IMF)를 맞게 되면서 적자사업부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LED사업부가 분리된 것. 하지만 분사 이후 지금까지 13년 동안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강만준 빛샘전자 대표이사는 "분사해 나온 직원 45명의 명예 퇴직금을 모아 회사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마련했다"면서 "이익 개선을 위해 임원들의 인건비를 30% 이상 삭감하고, 접대비 등 간접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해 빛샘전자는 최근 3년 간 영업이익률이 13%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고, 매출액도 평균 13%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22억1500만원, 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10.7% 증가했다.

빛샘전자는 전광판용 전문 패키지기술, 3D 영상기술, 미디어매핑기술, 고품질 LED 영상 제어길술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 등을 통해 국내 LED전광판용 모듈 매출 1위, LED전광판 업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비중은 LED사업부가 59%, 광통신사업이 33%, KTX관련 사업에서 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광통신 사업내에서 광선로 부품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동통신 3사에 광통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금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임금 등 모든 부분이 정상화됐다"면서도 "여전히 접대비 등에 대한 간접비에 대해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고객사들이 정부기관과 거래하는 곳이 많아 분기별로 보면 2, 4분기의 실적이 1,3분기 대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최근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의 LTE용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으로 관련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빛샘전자는 KTX 부품 사업 등 독자적인 사업 영역도 확보하고 있다. KTX부품은 1999년 프랑스 알스톰(ALSTOM)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KTX차량 관련 첨단 기술 사업에 참여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빛샘전자의 선전에 설립 초기 투자에 참여했던 산업은행과 동양벤처투자조합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한국산업은행은 2002년 빛샘전자가 삼성SDI에서 분사한 이후 당시 주당 2500원으로 15억1800만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동양벤처는 2009년 11월에 주당 3700원(평균가격) 정도에 들어와 투자금액은 8억4000만원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빛샘전자 주식 60만7351주(지분율 12.15%), 동양벤처투자조합은 28만주(5.6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동양벤처는 1년간 보호예수가 걸려있으나 산업은행의 경우 보유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이 없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차익실현이 가능하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