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역주행하는 인생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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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는 축복이자 걱정거리
작은 노력이 인생후반 풍요 결정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작은 노력이 인생후반 풍요 결정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유수(流水), 쏜살…. 세월을 빗대는 말이다. 이들 단어에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처럼 짧은 인생에 대한 인간의 고뇌가 묻어 있다. 그 이면에는 오래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도 깔려 있다. 고대 로마시대의 평균 수명이 22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수(長壽)는 너무도 절실한 인간의 욕망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고대 로마시대의 철학자이자 네로 황제의 스승이기도 한 세네카는 “타고난 수명이 짧은 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마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신속히 지나가므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떠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세기 동안 상황이 급변했다. 인간의 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제시대 거액의 외채를 상환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것은 1907년의 일이다. 당시 수명은 50세였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쯤에는 80세 가까이로 늘었다가, 오늘날에는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인생시계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의 종착역인 24시를 향해 째깍째깍 쉼 없이 달려가던 인생시계의 바늘이 갑자기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인생 50세 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40줄에 접어들면 ‘저녁’을 먹고 인생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80세 시대엔 정오의 즐거운 점심시간을 즐긴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100세 시대에는 직장에 막 출근해 업무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우리는 100년 전 선조들에 비해 100%의 인생 시간을 덤으로 가지게 됐다. 인류의 오랜 숙원이 달성된 셈이라고 할까. 우리는 준비만 하다가 인생을 떠나야 하는 세네카의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인생시계의 역주행은 우리에게 넉넉한 ‘인생 후반’을 선물하고 있다. 대신 우리 앞에는 덤으로 얻은 인생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하는 걱정거리도 생겼다. 장수는 선물과 걱정이라는 양면성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장수를 선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커피 한 잔에는 후하지만 후반인생의 안전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다. 그러면서 노후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노후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4000원짜리 커피 한 잔 값을 매일매일 모으면 30년 후 2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카페라테 효과’를 명심하고 실천하면 된다. 이를 꼬박꼬박 연금에 부으면 금상첨화다. 푼돈이라고 얕봐선 안 된다. 이 푼돈이 후반 인생의 경제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지금의 작은 노력이 인생 후반전의 풍요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다.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그러나 최근 한 세기 동안 상황이 급변했다. 인간의 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제시대 거액의 외채를 상환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것은 1907년의 일이다. 당시 수명은 50세였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쯤에는 80세 가까이로 늘었다가, 오늘날에는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인생시계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의 종착역인 24시를 향해 째깍째깍 쉼 없이 달려가던 인생시계의 바늘이 갑자기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인생 50세 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40줄에 접어들면 ‘저녁’을 먹고 인생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80세 시대엔 정오의 즐거운 점심시간을 즐긴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100세 시대에는 직장에 막 출근해 업무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우리는 100년 전 선조들에 비해 100%의 인생 시간을 덤으로 가지게 됐다. 인류의 오랜 숙원이 달성된 셈이라고 할까. 우리는 준비만 하다가 인생을 떠나야 하는 세네카의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인생시계의 역주행은 우리에게 넉넉한 ‘인생 후반’을 선물하고 있다. 대신 우리 앞에는 덤으로 얻은 인생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하는 걱정거리도 생겼다. 장수는 선물과 걱정이라는 양면성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장수를 선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커피 한 잔에는 후하지만 후반인생의 안전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다. 그러면서 노후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노후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4000원짜리 커피 한 잔 값을 매일매일 모으면 30년 후 2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카페라테 효과’를 명심하고 실천하면 된다. 이를 꼬박꼬박 연금에 부으면 금상첨화다. 푼돈이라고 얕봐선 안 된다. 이 푼돈이 후반 인생의 경제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지금의 작은 노력이 인생 후반전의 풍요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다.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