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구조조정 당분간 없을 것…신차 출시 준비 중"
“당분간 구조조정이나 추가 영업점 철수는 없을 겁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사진)이 업계에서 나도는 ‘르노삼성 위기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지난 23일 지방 영업점 방문길에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판매 부진으로 조직 개편, 인력 감원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주위에서 우려하는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고도 했다.

프로보 사장의 발언은 20일 박수홍 기획본부장 부사장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부사장은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0년 르노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로 꼽힌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웠지만 돌연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필립 게랑부토 R&D(연구·개발)본부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지난 2월 영입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 출신 이성석 국내영업본부장과의 갈등설도 나왔다.

프로보 사장은 박 부사장 사임에 대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며 조직 내 불화설에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그는 “다음달부터 근무하는 신임 연구소장 필립 페리에 부사장이 R&D 업무를 이어받아 제 역할을 해 줄 것”이라며 “영업본부도 적응기를 거쳐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점 정리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판매 급감으로 영업소 적자가 커졌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와 2월까지 누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5%, 23.7% 줄었다.

그는 본사가 직영하는 서울 논현동 압구정지점을 철수한 것에 대해 “수익성이 높은 다른 영업점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 주요 영업지점을 정리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오히려 올해 전국 영업점 18개를 새로 열어 220개로 확대하고 판매 촉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차 출시 계획도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하반기 SM3, SM5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SM3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SM3 Z.E.’도 연내 출시한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타이어 업체와 협력해 전기차용 타이어를 개발하는 등 전기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신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차종과 출시 시기를 밝히면 판매 중인 차량의 판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로보 사장은 이날 광주사업소와 인근 영업소를 살펴봤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광주 용봉, 전주, 전남 순천 3곳에 신규 영업점을 열 계획이다. 그는 이달 들어 경기, 인천, 대구지점 등 전국 영업점을 돌며 판매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각 지방 영업소의 근무 여건과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 영업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올해를 재기의 해로 삼아 내수 판매를 회복하고 과거 르노삼성차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르노삼성차 사장에 임명된 프로보 사장은 1994년 파리 국립광업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재정경제부 사무관, 국방부 장관 보좌관을 지냈다. 2002년 르노 본사에 영업담당 간부로 합류한 뒤 르노 러시아 법인 부사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쳤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프로보 사장은 계산이 빠르고 꼼꼼한 성격으로 올초부터 전국 영업소의 판매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프로보식 경영’이 점차 효과를 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