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떨어지는 친구를 꾀어내 성매매를 시켜 돈을 갈취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3일 남자친구의 빚을 갚기 위해 정신지체장애인 친구를 유인해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갈취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씨(29)와 김모양(17)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신분증도 확인하지 않고 성매매 남성과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가도록 방치한 혐의(청소년 보호법 위반)로 모텔업주 김모씨(55)와 성매수 남성 21명 등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지난 2월12일 오전 4시께 정신지체장애 3급인 친구 방모양(17)에게 전화를 걸어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나와라”라며 집 밖으로 불러냈다. 김양은 서울 가리봉동에 있는 남자친구 김씨의 집에 방양을 머물게 하면서 인근 모텔로 데려가 인터넷 채팅으로 유인한 남성 수십명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게 했다. 김씨가 인터넷 채팅방에서 여자 행세를 하며 남자들을 불러모으면 김양은 전화로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방양과 성관계를 맺게 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지난 17일까지 45명의 남성과 성매매를 시키고 대금 450만원을 갈취했지만, 방양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방양의 언니가 방양을 찾아내 다시 집으로 데려갔지만 김씨 등은 다시 방양을 불러내 성매매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김씨의 친구 하모씨가 김씨 집에 놀러갔다가 혼자 잠들어 있는 방양을 성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은 지난해 7월부터 김씨와 동거하면서 김씨가 전 여자친구에게 빌린 3000만원을 갚아주기 위해 방양을 유인해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은 김씨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직접 성매매를 했지만 혼자 빚을 갚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자 방양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매매를 한 남성들은 20~40대 남성들로 대학생, 은행원,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20여명의 성매매 남성을 추가로 쫓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