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 "여수NCC 증설 4월 끝나…우리가 에틸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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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투데이
年産 200만t…여천NCC 추월…'KP케미칼 합병' 타이밍 중요
年産 200만t…여천NCC 추월…'KP케미칼 합병' 타이밍 중요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사진)은 지난 20일 기자와 만나 “다음달 10일 NCC 증설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처음 자체 기술로 폴리올레핀 공장을 설계 시공해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공장 완공으로 호남석유화학의 폴리올레핀 생산 규모는 연 350만을 넘어 세계 10위권에 들게 된다. 에틸렌은 연간 200만이 넘는 규모로 187만을 생산하는 여천NCC보다 많다.
허 사장은 “1위로 올라서지만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어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같은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인 KP케미칼 사장을 거쳐 지난달 초 사장단 인사 때 호남석유화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1976년 설립된 호남석유화학의 창립 멤버로, 생산 현장에서 시작해 신규사업팀장, 연구소장 등을 거친 실무형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의 에틸렌옥사이드(EO), 에탄올아민(ETA) 및 복합수지 공장과 미국의 앨라배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 준공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허 사장이 취임 후 공장 준공 일정을 계획대로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새 시장 개척에 바쁜 발걸음을 뛰고 있는 이유다.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도 대형 NCC를 지을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지역에선 한국가스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공장 증설과 신시장 개척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올해 매출 20조원, 해외 매출 5조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사장은 “자회사 타이탄이 폴리에틸렌(PE)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데 여기에 NCC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생각은 있지만 아직 현지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게 아니어서 인도네시아 정부 측과 더 깊은 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투자와 관련해서는 “최종 계약을 위해 협상 중”이라며 “여러 요건과 금융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
허 사장은 해외 사업 추진과 관련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해외 사업장이 많아지다 보니 해외 사업장을 관리하는 별도의 팀을 꾸려 빠른 검토와 결정이 가능하게 했다”며 “대외협력팀을 만들고 IR 업무를 강화해 시장과의 소통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추진해온 KP케미칼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합병의 당위성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시점은 소액주주들의 손에 달린 것으로, 과거 실패한 것도 마찬가지이고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호남석유화학은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KP케미칼과 합병을 시도했다가 4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반대해 무산됐다.
인수·합병(M&A)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감추지 않았다. 허 사장은 “중요한 성장 전략 중 하나가 M&A”라며 “일단 돈을 더 많이 벌어 M&A를 성사시킬 능력을 키워놓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