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꼴보'가 망치는 보수 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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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거부하고 기득권방어 급급…자유 존중하되 공동가치 지켜야
전성철 <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scjunn@igm.or.kr >
전성철 <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scjunn@igm.or.kr >
꼴통 보수와 진정한 보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진짜 보수가 뭔지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진정한 보수는 다음 세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념이다. 즉 ‘선택’, ‘자유’ 그리고 ‘공동체적 일관성’이 그것이다.
첫째, 보수는 선택권을 중요시한다.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선택’의 존재라고 믿는다. 보수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획일성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주는 길은 구호품을 던져 줄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구호품에는 선택이 없다. 월급은 선택을 가능케 한다. 그래서 월급의 원천인 기업의 번영을 중요하게 여긴다.
둘째, 보수는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진보는 자유보다 평등을 더 중시한다. 자유는 물론 그 자체로도 매우 좋은 것이다. 그러나 자유가 중요한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바로 다양한 ‘선택’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유로워질 때 가장 많은 선택이 주어진다. 나아가서 보수는 ‘법과 질서’를 중시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인 정글에서의 자유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보수는 공동체적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이 대목이 보수에 대한 오해를 가장 많이 불러 일으킨 부분이다. 즉 보수는 사회의 중심이 되는 몇몇 가치들을 가능한 한 사회 전체가 공유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의 근본 가치와 충돌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모든 가치를 공유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중심이 되는 몇몇 가치, 예를 들어 가족, 애국심, 생명존중, 법과 질서 같은 인류가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몇몇 가치들은 개인에게 맡기기보다 사회 전체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수의 생각이다. 오늘날 민주주의 하에서의 보수의 본질은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공동체적 일관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몇몇 핵심가치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모두가 공유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꼴통 보수는 어떤 것인가? 첫째, 대표적인 꼴통 보수는 이 공동체 전체를 아우르고자 하는 보수의 근본 이념을 독재를 옹호하는 데 활용하는 자들이다. 보수의 다른 이념은 무시하고 국민 전체를 아우르고자 하는 이념만을 채택해 국민을 획일화시키는 데 도용하는 자들이다.
둘째, 꼴통 보수는 변화에 무조건 저항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보수를 수구와 혼동한다. 이들은 공동체적 일관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핵심가치를 지키자는 보수의 이념을 기득권을 지키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는 데 방해가 되면 모든 변화에 반대한다. 보수는 결코 수구가 아니다. 20세기 보수의 대표 주자였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레이건 대통령 등이 사실은 두 나라 역사상 가장 개혁을 많이 이룬 지도자들이었다. 단, 그 개혁들은 모두 자유와 선택을 확대하기 위한 것들이었을 뿐이다. 보수는 절대 진보보다 덜 개혁적이지 않다.
셋째로, 꼴통 보수들은 법과 질서에 무감각하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법을 태연히 어기는 것이다. 공동체의 이익은 아랑곳 없다. 요즈음 보도되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자칭하는 가진 자들의 수많은 범법 행위들, 이들이 바로 꼴통 보수의 대표주자들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보수라고 자칭하는 많은 자들은 현재 등따습고 배부르게 살기 때문에 대체로 게으르다. 보수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 공부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
이들 꼴통 보수들, 가짜 보수들이 스스로를 보수라 자칭하고 있다. 이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보수 하면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고 부패하고 게으른 사람을 연상한다. 이 꼴통 보수들 때문에 보수의 이념 전체가 도매금으로 수모를 당하고 있다. 보수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국민의 이념적 선택권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이여, 보수를 제대로 알고 당당히 꼴통 보수를 비판하고 보수의 이념을 지킴으로써 이 나라의 이념적 균형을 지켜라.
전성철 <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scjunn@igm.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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