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2일 미국의 주택 경기 부진 소식에 혼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주요 투자 주체들이 '팔자'를 외쳐 이틀째 하락하며 2020대으로 밀려났다. 미국의 주택지표가 엇갈린 가운데 중국의 철강 수요가 정체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국제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철강금속 화학 기계 등 중국 관련주(株)들의 낙폭이 컸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주택 거래 지표 부진 소식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월 미국의 기존 주택 거래는 459만 채(연율 환산 기준, 계절 조정치)로 전달 대비 0.9%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는 1.3% 증가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지 않아 증시가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00선 초반에서 증시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 지표가 경기회복 기대를 높이지 못하면서 증시가 잠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하향 조정은 이미 증시에 반영됐지만 당장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도 힘들어 1분기 실적 발표 전엔 증시가 탄력적으로 상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수 공백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연초 이후 탄력적으로 유입됐던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세가 일단락됐고 기관은 환매 물량에 따라 비차익 매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비차익매매 추이와 코스피지수의 상관 관계는 97%로 사실상 외국인 비차익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며 "펀드 환매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비차익 거래가 매수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매수 공백에 따라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증시가 2000선 초반에서 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시장 회복이 더디면 미국의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며 "최근 외국인 매수가 불규칙해졌지만 강한 매도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단기 예상 밴드는 2010~2060" 이라며 "방향성을 논하기 힘든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수보다 업종 및 종목별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 연구원은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중동 수주 모멘텀 측면에서 산업재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소재주에 대해선 중국 정책 변수를 감안해 가격 메리트가 좀 더 발생할 때까지 중립으로 보라고 조언했다.

곽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 하단을 지지할 전망" 이라며 "정보기술(IT)과 은행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