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블랙야크 등산화 '우수'…둘레길용은 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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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컨슈머리포트'등산화 첫 품질 비교
일반·둘레길용 10개 제품…방수·내마모성 등 측정
브랜드 실명 걸고 비교하자…기업들 "선의의 피해 우려"
일반·둘레길용 10개 제품…방수·내마모성 등 측정
브랜드 실명 걸고 비교하자…기업들 "선의의 피해 우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노스페이스 코오롱 K2 블랙야크 트렉스타 등 5개 등산화 브랜드의 10개 제품(일반 등산화 5종, 둘레길용 등산화 5종)에 대한 비교 결과를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사이트에 올렸다.
◆둘레길용은 K2·노스페이스
소비자원은 ‘걷기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등산화를 첫 번째 비교 대상으로 정했다. 시험 항목은 10여개. 소비자원에 접수된 등산화 관련 불만사항을 토대로 접착 강도, 치수, 미끄럼 저항 등을 측정했다.
지난해 한국경제신문이 조사한 ‘등산화 소비자 선호 톱5’ 브랜드를 대상으로, 각 업체로부터 ‘가장 자신 있는 모델’을 추천받아 진행했다. 시험은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인 한국신발·피혁연구소가 맡았다.
소비자원은 시험 결과를 토대로 학계 소비자단체 시험기관 등의 자문을 받아 2개 제품을 ‘추천’했다. 일반 등산화 부문의 코오롱 ‘페더’와 블랙야크 ‘레온’이 주인공이다. 페더는 저렴하고 가벼운 데다 밑창 마모가 잘 안 되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레온은 내마모성(밑창이 닳는 정도), 내굴곡성(걸을 때 접히는 부위가 닳는 정도), 접착 박리 강도(접착 부위가 분리되는 정도) 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둘레길용 등산화에선 노스페이스와 K2, 트렉스타가 앞섰다. 노스페이스 ‘스트라이드’는 미끄럼 저항, 내굴곡성, 내수성, 접착 강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K2 ‘로타르’는 내수성과 내굴곡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트렉스타의 ‘네메시스’는 가벼운 데다 내마모성, 내굴곡성, 접착 강도가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동일한 270㎜짜리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발길이 넓이 둘레 차이가 최대 10.5㎜에 이르는 만큼 브랜드별 특성을 고려해 등산화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소비재 기업들 ‘긴장’
아웃도어 업계는 “대체로 수긍할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기관을 통해 충분한 기간(5개월 안팎)을 갖고 조사한 데다 발표 전 각 브랜드에 소명 기회를 준 덕분에 큰 오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이 ‘A는 좋고, B는 떨어진다’는 식으로 각 브랜드 실명을 걸고 비교하는 리포트를 내놓자 소비재를 다루는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자칫 정부기관에 의해 ‘경쟁 브랜드보다 나쁜 제품’으로 낙인 찍힐 경우 만회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며 “제품마다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데 소비자원이 특정 항목을 위주로 조사할 경우 선의의 피해를 보는 기업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원은 이달 중 유모차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뒤 △연금보험, 보온병, 어린이 음료수(4월) △프랜차이즈 커피, 무선주전자(5월) △마스크 팩, 건전지, 헤드폰(6월)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연내 20여개 제품에 대한 컨슈머리포트를 낼 계획”이라며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만큼 일부 업체가 우려하는 ‘무리한 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