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농어촌마을 울진, 요트 메카로 뜬다
인구 5만2000여명의 동해안 농어촌지역인 경북 울진군이 오는 5월 열리는 제5회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를 유치했다. 이 대회는 러시아와 미국, 영국 등 총 19개국 200여개팀 500여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대회로 국내에서 열리는 요트경기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동해 농어촌마을 울진, 요트 메카로 뜬다
재정 자립도가 15%에 불과한 울진군은 올해 초 5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한요트협회가 주관하는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유치에 썼다.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됐지만 지역을 알리고 요트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데는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인프라는 내세울 게 없지만 천혜의 청정 수역과 왕돌초, 거북초 등 절경을 두루 갖춘 울진 바다는 요트 등 해양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세계 최상급”이라고 유치 이유를 설명했다.

울진군은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스킨스쿠버 교육장인 울진해양레포츠센터를 개관한 데 이어 후포항을 중심으로 한 환동해 거점형 마리나와 바다낚시 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총 사업비만 800여억원(국도비 300여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들이다.

5월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울진 후포항 일대에서 열릴 요트 대회 메인 행사는 후포항을 출발해 울릉도 독도를 돌아오는 외양(外洋) 경기다. 경주 거리만 385㎞에 달하고 소요시간은 최대 50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울진 후포항, 울릉도 해변에서 세계적인 크루즈 요트 관람이 가능한 다채로운 경기도 주요 볼거리로 손꼽힌다.

울진군은 러시아의 초대형 범선 팔라다호(2987t) 승선체험을 비롯 돛으로 항해하는 세일요트, 딩기요트(1~3인승 오형 요트) 등의 무료 탑승과 해양과학영재 캠프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임 군수는 “해외요트 팬들이 요트를 타고 한국에 들어올 때 입국 허가 등 통관업무를 전담하는 관문 요트항만 개발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요트산업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울진을 국내 최대의 요트메카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진=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